전쟁 리스크에 출렁이는 해운시장…중동 항로 운임 변동성 8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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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상승·물동량 감소·수익성 악화
항로 다변화·대체 허브 활용 안간힘

▲호르무즈 해협 바깥쪽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항에 7일(현지시간)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코르파칸(UAE)/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로 중동 리스크가 다시 고조된 가운데 글로벌 해운시장의 중동 항로 운임 변동성이 전쟁 기간 최대 8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에서는 중동 지역 위험 장기화로 운임은 급등했지만 물동량 감소와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고운임·고변동성·저마진'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발간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가 컨테이너 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전후로 중동 항로의 운임 변동성은 74.9%를 기록했다. 이는 홍해 사태 이전 평균 운임 변동성(14.0%)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중동 항로 운임은 4816포인트(p)로 전년 대비 262% 급등한 반면 두바이항의 올해 1분기 처리 물동량은 30.5% 감소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중동발(發) 리스크로 운임 상승과 물동량 감소,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호소한다. 특히 홍해 사태 당시에는 희망봉 우회로 항해 거리와 운항 일수가 늘어나면서 선복 공급을 흡수하는 효과를 냈다면,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중동 항만 운영 차질과 선박 운항 제한, 전쟁 위험 보험료 상승도 겹치며 물류 흐름 자체를 위축시키는 복합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대형 해운사 머스크(Maersk)의 법인세·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2.3%,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3.6%, ZIM은 –0.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해운기업 HMM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2% 감소했다. 우회 운항에 따른 연료비와 용선료, 전쟁 위험 할증료 등이 운임 상승분을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리스크 이후 노선별 변동성도 커졌다. 과거에는 글로벌 주요 항로 운임이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항로별 수급 구조와 운임 결정 요인이 달라지면서 동일한 외부 충격에도 반응이 차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유럽 항로는 홍해 우회와 수에즈 운하 통항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미주 항로는 미국 소비와 관세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됐다. 중동 항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가 형성됐다.

선사들의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비용 절감과 선복 활용도 극대화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항로 다변화와 대체 허브 활용, 선복 재배치 등을 통해 지정학적 충격에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 유연성과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HMM도 한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전략의 일환으로 스페인과 서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신규 컨테이너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중동 리스크가 물류 차질, 운임 상승,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로 전개되면서 해운 시장이 '고운임·고변동성·저마진'에 휩싸였다”며 “선사들은 항로 다변화, 대체 허브 활용, 선복 재배치 등 위험 관리 중심의 운영 전략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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