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발전소·전력망 투자처 부상
연기금·공제회도 국내 인프라 투자 검토 확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계기로 금융지주와 기관투자가 자금이 국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로 향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발전소, 전력망 등 첨단산업 기반시설이 장기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대형 투자기관도 관련 투자 기회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올해 들어 첨단 전략 산업과 인프라 투자를 겨냥한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를 잇따라 조성했다. NH농협금융은 범농협 계열사가 출자하는 ‘NH대한민국상생성장펀드’를 총 1조1000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조성된 자금을 사모펀드운용사(PE) 등에 출자해 펀드 규모를 키어 AI, 디지털,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산업 인프라와 전후방 산업 전반에 투자할 계획이다.
KB금융은 1조원 이상의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만들었다. 투자 대상은 AI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반도체 클러스터 집단에너지와 에너지 고속도로 등 에너지 인프라,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신한금융도 계열 금융회사들을 중심으로 AI와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위한 3500억원 규모 전략 펀드를 마련했다. 데이터센터와 이를 가동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함께 묶은 구조다. 하나금융은 5000억원 규모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해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환경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AI 컴퓨팅센터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우리금융도 5000억원 규모 지역 발전 인프라펀드를 조성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해남 태양광, 고창 해상풍력 등이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관련 인프라 투자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영양 육상풍력 발전사업 인프라투융자, LS전선 초고압 해저케이블 양산시설 증설 대출, 심텍 차세대 메모리 기판 생산공장 증설 대출 등 3700억원 규모 자금지원 안건을 승인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과 공제회 등의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인프라 투자 기회를 주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이미 투자자가 주목하는 자산군으로 자리 잡은 데다 정책 드라이브가 걸리면서 지역 민원과 지자체 인허가 등 사업 변수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다만 정책자금과 금융권 펀드가 조성되는 초기 단계인 만큼 프로젝트 자금 집행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관투자자(LP)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는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라는 데 이견이 크지 않다”며 “정책성 자금과 금융권 펀드가 결합해 투자 환경이 마련되면 관련 투자 기회를 검토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 대체투자본부장은 “정부가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정책자금을 포함한 자금원이 실제 프로젝트와 연결되면 빠르면 6개월에서 1년 안에 보다 구체적인 투자 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이미 2년 전부터 투자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올랐고, 올해도 가장 주목받는 투자처 중 하나인데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셈”이라며 “정부가 AI와 전력 인프라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만큼 막혀 있던 지역 민원과 인허가 등 사업의 병목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