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제외 땐 영업익 100조원 돌파 추정
HBM4·2나노·AI칩까지…하반기 성장 모멘텀 이어질 듯

삼성전자가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글로벌 빅테크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로 주춤했지만 반도체 사업이 이를 압도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는 AI 시대 메모리 생태계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 빅테크 가운데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535억달러(약 82조원), 애플의 509억달러(약 78조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이번 실적은 반도체 사업이 사실상 전부를 견인했다. 증권가는 메모리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전사 영업이익 대부분을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가 급증했고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2분기 D램 ASP가 전 분기 대비 40~50%대, 낸드 ASP는 60% 안팎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에 HBM 판매 확대까지 더해지면서 메모리 수익성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은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압박받았다. 갤럭시 S26 출시 효과가 둔화한 가운데 글로벌 소비 회복도 예상보다 더뎠다. TV 사업 역시 패널 가격 상승과 경쟁 심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4E(7세대) 첫 샘플 공급을 시작하고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용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서버용 D램과 eSSD 공급도 확대해 AI용 고부가 제품 비중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파운드리 사업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2나노 2세대 공정과 4나노 메모리용 제품, 언어처리장치(LPU) 신제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모바일 중심이던 고객군도 AI와 자동차 분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이 삼성전자와 2나노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활용한 AI 칩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첨단 공정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AI 고객 확보 여부가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AI 투자 확대에도 공급 증설은 제한적인 만큼 HBM과 고성능 D램을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가 단순한 메모리 제조업체를 넘어 AI 인프라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하반기 HBM4와 첨단 파운드리 성과까지 가시화되면 실적과 기업가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