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상고 포기⋯지연배상금 포함 268억원 지급 완료
2007년 통화옵션 계약으로 시작된 분쟁 18년 만에 마침표

키코(KIKO) 유사 환헤지 파생상품과 관련해 우리은행의 손해배상액이 기존보다 약 61억원 늘어난 187억560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2007년 통화옵션 계약으로 시작된 분쟁도 18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중장비 부품업체 진성티이씨에 손해배상금과 지연배상금을 포함해 총 268억원을 지급했다. 서울고법이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손해배상액을 187억5600만원으로 판단하자 상고를 포기하고 판결에 따른 배상 절차를 마무리한 것이다.
앞서 1·2심은 우리은행의 손해배상액을 126억4862만원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해 말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은 기존에 배상 대상에서 제외됐던 손해 일부를 추가로 인정하면서 손해배상액은 약 61억원 늘었다.
사건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삭기 부품 등을 생산해 일본에 수출하던 진성티이씨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리은행과 스노우볼(Snowball) 구조의 원·엔화 통화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스노우볼은 환율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계약 조건이 기업에 불리하게 바뀌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구조의 환헤지 파생상품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엔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진성티이씨는 환헤지를 위해 가입한 상품에서 예상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우리은행은 기존 통화옵션 계약을 종료하는 대신 발생한 손실을 이전하는 내용의 10년 만기 단순선도환계약을 새로 체결했지만,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손실 규모는 1000억원대로 불어났다.
진성티이씨는 우리은행이 환위험 규모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과도한 위험을 수반하는 상품을 권유했고, 계약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2017년 2월 89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우리은행의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스노우볼 구조의 통화옵션계약이 가지는 손실증대의 위험성에 관하여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피고가 원고의 경영상황에 비추어 과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계약의 체결을 권유했다”며 “고객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세계 금융위기라는 외부 요인과 기업의 자기 책임 등을 고려해 우리은행이 배상할 책임은 손실액의 30%로 제한했다.
이후 대법원은 단순선도환계약을 하나의 계속적 계약으로 보고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계약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기존에 배상 대상에서 제외됐던 손해 일부가 범위에 포함되면서 최종 손해배상액은 187억5600만원이 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지연배상금과 배상금을 확인했고, 법원 판단에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