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엔저…엔 캐리 트레이드 향방은 [일본 머니무브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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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의 금리 인상에도 엔저 심화
엔화 가치, 40년 만의 최저 수준
미국과의 큰 금리 격차에 청산 가능성 낮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엔저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시장은 장기간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떠받쳐온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당장 급격히 청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데 무게를 뒀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62.84엔까지 치솟으면서 미국 달러화당 엔화 가치가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앞서 일본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올렸다. 6개월 만의 추가 인상으로 금리가 1995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지만 엔저 현상이 오히려 심화한 것이다.

통상 금리 인상은 통화 강세를 부르는 요인이지만 미국(연 3.50~3.75%)과의 금리 격차가 2.50%포인트(p) 이상으로 여전히 크다. 더 나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 인상 기조로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어서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도 우려와 달리 급격히 정리되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심지어 일본은행이 금리 1% 시대를 재개하기 2주 전에는 엔화 매도 포지션이 급증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들은 지난달 9일 기준 한 주간 엔화 매도 포지션을 11만5000계약 이상으로 늘렸으며 이는 2017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의 약세 베팅이었다. 이는 시장에서 엔 캐리트레이드가 급격히 청산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적 요인도 엔저를 심화시키며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정부는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경기부양 기조를 보였다. 일례로 다카이치 총리는 2월 일본은행 정책위원으로 ‘비둘기파’ 성향으로 알려진 학자 2명을 지명했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엔저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 에너지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달러를 매입하면서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 캐리 포지션의 대규모 정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일본은행이 2024년 7월 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하고 국채 매입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엔화가 급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포지션을 급히 청산해야 했다. 이 여파는 글로벌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다만 다음 해 1월과 12월의 경우에는 일본은행이 사전에 충분히 신호를 보내고 시장이 선반영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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