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통번역가 -20.6%, 소프트웨어 개발자 -10.1% 감소
KDI, 한은 예상대로라면 올해 고용 탄성치 0.24 예상

AI 붐이 일고 있지만, 정작 청년 고용은 더욱 악화하는 모습이다. IT 관련 분야에서 20~30대 청년 고용이 줄었고, AI 활용도가 높은 법률사무원, 통번역가 등 직종에서도 감소했다. 아울러 경제 성장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고용 탄성치도 올해 8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AI 일자리 대체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 성장을 이끄는 반도체 산업의 고용 창출력이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58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8000명(1.7%) 늘었다. 반면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세 미만은 약 22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5000명(2.8%) 정도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나이 중 가입자가 감소한 건 30세 미만과 40대뿐이었다.
30세 미만의 고용보험 가입이 줄어든 건 전반적으로는 취업이 늦어지는 경향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 영향을 받거나 이와 밀접한 업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 연령대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직종별로도 AI 영향이 예상되는 분야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5월 법률 사무원은 7175명으로 1년 전보다 468명(6.1%) 줄면서 지난해 5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작가·통번역가는 20.6%, 디자이너는 7.6%, 회계·경리 사무원은 11.5%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0.1% 줄었다.
더 우려스러운 건 경제 성장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고용 탄성치는 올해 0을 소폭 넘는 수준에 그치며 8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발표된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의 경제 전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고용 탄성치는 모두 0.24가 예상된다. 실제로 KDI와 한은의 예상대로라면 취업자 수 증가율(0.6%)은 작년(0.7%)보다도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1%에서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취업자 증가율은 더 떨어져 고용 탄성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나라의 경제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고용 탄성치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올해 고용 탄성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한국 경제 성장은 반도체 초호황에 올라탄 수출이 이끌고 있다. 그러나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용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기에 반도체 외 다른 산업의 성장은 더뎌 고용 창출 여력이 커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구조적으로는 AI 확산 등의 영향도 있다. AI가 산업계에 확산해 정형화된 업무를 대체하며 일자리가 줄고 있어서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시간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보다 AI를 활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는 AI의 영향으로 특정 부분의 고용이 위축되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대신 인공지능전환(AX)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전환이 고용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막도록 직무 전환이 필요한 이들에게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거나 이직·전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