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억 들인 트럼프 연못’에 손 넣은 전 국가대표⋯재물손괴 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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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현상이 발생한 미국 워싱턴 DC의 리플렉팅 풀에서 조류 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데이비드 허른 전 미국 카누 국가대표가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 ‘리플렉팅 풀’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보수 공사를 마친 리플렉팅 풀의 파손을 ‘재물손괴’라고 주장한 뒤 나온 조치다.

2일(이하 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대배심은 허른을 리플렉팅 풀 바닥 방수 자재를 고의로 부수거나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67세인 허른은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한 전 미국 국가대표 카누 선수다.

기소장에는 허른이 지난달 19일 리플렉팅 풀 바닥에 설치된 방수 자재를 악의적으로 파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허른 측은 체포 직후부터 혐의를 부인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평범한 행위를 재물손괴 사건으로 몰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허른에게 중범죄 혐의 1건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피로 검사장은 검찰이 “강력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허른이 리플렉팅 풀 바닥 방수 자재를 “강제로, 폭력적으로” 들어 올려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피로 검사장은 국립공원관리청 직원들이 제지했을 때 허른이 호전적이고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국가 자원이자 국가적 보물에 손상을 입힌 데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른 측 변호인은 즉각 반발했다. 변호인은 성명에서 “이번 기소는 터무니없으며 모든 미국인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며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둔 시점에 조작된 서사에 근거해 평범한 시민을 상대로 정부 권력이 남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허른은 지난달 정부 재산 손괴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그는 자전거를 타고 52마일, 약 84㎞를 이동한 뒤 보수 공사를 마친 리플렉팅 풀을 보기 위해 링컨기념관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허른은 현장에서 일부 떨어져 나와 있던 파란색 방수 자재 조각을 발견했고, 재질을 확인하려고 물속에 손을 넣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 다음 날 워싱턴포스트에 “나는 어떤 것도 훼손하지 않았다”며 “부수거나 깨뜨리거나 벗겨내지 않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수갑을 차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추진한 리플렉팅 풀 보수 사업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리플렉팅 풀 바닥을 성조기의 파란색으로 바꾸는 1470만달러(약 227억원) 규모 보수 공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지 며칠 만에 녹조가 발생해 물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공업체가 설치한 방수 자재에 300피트(약 91m) 길이의 찢긴 자국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입증할 사진과 영상을 연방정부가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가디언은 아직 관련 증거가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922년 조성된 리플렉팅 풀은 링컨기념관과 워싱턴기념탑 사이 2000피트(약 610m) 넘는 구간에 자리한 워싱턴DC의 대표 역사 공간이다. 1963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을 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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