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 특례 시한 압박, '리테일 조기 선점' 총력

출범 3년 차를 맞은 우리투자증권이 본격적인 리테일 기반 확장을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고객 기반이 미미한 상황에서 외부 차입 위주 조달이 커지면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원화 RP 상품으로 '대고객 RP(금리 연 2.4~2.5%)'와 'RP형 CMA(연 2.3%)'를 판매 중이다. 연내 외화 RP(USD) 출시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이 제공하는 연 2.4~2.5% 금리는 업계 자기자본 1위인 한국투자증권의 RP 금리(수시물 연 2.25%, 31~90일물 연 2.4%)와 비교해 대등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12조7085억원이지만, 우리투자증권은 1조2252억원이다. 자본력과 조달 체력 면에서 체급 차이가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대형사와 대등한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 대형 증권사는 위탁매매 고객들의 예수금이라는 저비용 자금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어, RP 등 외부 단기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 중 MTS를 신규 출시해 국내주식 위탁매매 서비스를 개시하고, 같은 해 10월 해외주식 중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등 리테일 영업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합병 이후 경과 기간이 짧아 올해 1분기 말 기준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0.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이 증권업 확대를 위해 차입금과 전자단기사채 등 외부 시장성 자금 조달을 본격화하면서, 외부차입부채는 2024년 32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2295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 612억원 중 금융손익이 343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기천 대표가 고금리 RP 드라이브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시간적 제약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보유한 '종금 라이선스'는 10년 한시 특례다. 합병 인가 시 제출한 사업계획에 따라 2029년 말까지 발행어음과 기업여신 한도를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종금 라이선스 유효 기간 내 리테일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잔존 특례 기간 동안 RP 영업을 통한 자산 체급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RP는 단기 자금을 운용해 약정 이자를 주는 구조라 증권사 지급 여력과 금리 경쟁력이 핵심"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은 막대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우량 회사채를 대량 매입해 높은 금리를 줄 여력이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부족한 자금을 외부에서 빌려와 조달하다 보니 비용 부담이 커 마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바젤3 협약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 건전성 지표를 지켜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며 "회사채를 대거 매입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해 지주 전반의 자본 비율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외환 거래 등으로 이미 많은 RWA 한도를 쓰는 금융지주 특성상, 은행 계열 증권사는 공격적인 회사채 매입이나 고금리 RP 출시에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 대표는 2024년 3월 우리종합금융 대표로 선임된 후, 같은 해 8월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우리투자증권 초대 대표를 맡아 현재까지 약 1년 11개월간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합병 원년인 2024년 자기자본이익률(ROE) 3% 달성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ROE 7% 및 자기자본 2조1000억원 달성, 최종적으로 2032년 이후에는 자기자본 5조1000억원을 달성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