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호르무즈 충격, 생산비 4.7% 올려⋯산업 회복은 'K자형'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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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MOU 체결에도 핵심 쟁점 이연…통항 리스크 상당 기간 지속
조선·방산·반도체 호재 맞은 반면 석유화학·자동차는 회복 제한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변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이 보인다. 반다르아바스(이란)/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물류 차질과 비용 상승 충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가격 급등만으로도 국내 제조업 생산비가 약 4.7% 상승한 가운데 향후 국내 산업계의 회복세는 비용 전가력과 신규 수요 확보 여부에 따라 뚜렷한 'K자형' 양극화를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산업연구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이란 종전 이후 호르무즈 리스크와 한국 산업 영향 및 대응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 동안 발생한 에너지 가격 충격만으로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약 4.7%, 전 산업 기준으로는 3.7%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사태는 단일 해협 봉쇄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뿐만 아니라 나프타, 요소, 황산 등 산업 원자재 물류가 동시에 제약된 '복합 공급망 충격'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미·이란의 MOU 체결로 종전 국면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전쟁 이전의 통항 및 비용 구조로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핵 프로그램 처리나 제재 종료 일정 등 핵심 쟁점이 60일 내 후속 협상으로 미뤄졌으며, 기뢰 제거와 대기 선박 적체 해소 등으로 인해 실제 평시 물동량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급등한 전쟁위험보험료와 운임, 통항 비용 등은 하방 경직성이 커 종전 이후에도 새로운 비용 기준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종전 이후 국내 산업별 회복세는 비용 전가력과 수요 경로에 따라 'K자형'으로 분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우선 조선업은 LNG 공급선 다변화로 고부가 LNG 운반선 및 대체 노선 투입이 용이한 중소형 탱커 발주 확대가 예상되며, 방산업은 걸프 지역의 조달 다변화 흐름 속에서 중간층 방공체계 수출 기회가 열릴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서버용 메모리 및 고대역폭메모리(HBM)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업은 약 340억~580억달러 규모의 전후 복구 수요가 선별적 수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석유화학은 공급 차질 완화 이후 글로벌 공급 과잉이 재표면화되면서 설비 감축 등 구조조정 압력에 노출될 수 있으며, 자동차는 미·유럽연합(EU) 등 선진 시장의 소비심리 둔화와 고유가·고금리 여파로 수요 회복이 제한될 리스크가 상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비용 및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원력 중심의 전략이 시급하다"며 "통항 및 물류 리스크를 일시적 요인이 아닌 '구조적 안보 비용'으로 인식해 상시 반영하고, 특정 지역에 얽매이지 않도록 전략 비축 대상을 확대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부문에는 비용 보전을, 기회 부문에는 금융·보증을 결합한 현지화 수주 역량 강화를 돕는 맞춤형 산업 차등 지원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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