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이 코스닥 상장에 나서면서 조선업 호황을 탄 흑자 제조사의 몸값 산정 논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공모 과정에서는 조선 기자재주에 머물지, 친환경 선박·플랜트 모듈 기업으로 비교기업군을 넓힐 수 있을 지가 공모가와 상장 성사의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광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영광은 1999년 설립된 모듈 솔루션 기업이다. 배관·기계·구조물의 설계부터 생산까지 통합하는 모듈화 역량을 기반으로 조선해양과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한다. 조선해양 부문에서는 엔진룸 유니트와 선각블록 등을, 플랜트 부문에서는 스키드와 화공기기, 플랜트 모듈 등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화공기기 제작 역량과 모듈화 기술을 바탕으로 선박용 가스 연료 공급 시스템(FGSS) 생산도 시작했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 시점의 전방 업황은 우호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서 조선산업 수출이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한 339억2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광도 회사 측 설명 기준으로 선박용 가스 연료 공급 시스템(FGSS) 사업에 진출하며 친환경 선박 기자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다만 조선업 호황에도 영광의 외형은 쪼그라들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131억원으로 전년 1403억원보다 줄었고, 영업이익도 123억원으로 전년 139억원보다 감소했다. 순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개선됐지만, 세전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순이익 증가는 본업 이익 확대보다 법인세 비용이 전년 비용에서 지난해 환입으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공모 과정에서 실적의 지속성과 이익의 질이 함께 검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공모 과정 핵심은 이익 체력의 편중이다. 지난해 조선해양 부문 매출은 887억원, 영업이익은 119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이익은 늘어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반면 플랜트 부문은 매출 244억원, 영업이익 4억원에 그쳤다. 일부 계약에서 예상보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손익에 약 20억원의 부담이 반영됐다. 영광이 단순 조선 기자재 기업을 넘어 플랜트 모듈과 FGSS 등 확장 사업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이들 사업에서도 실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 구조다.
현금흐름 개선도 수익성 개선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영광은 주문 제작 제품이 많아 제작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나눠 인식한다. 지난해 총수익 1131억원 중 1117억원이 이 방식으로 잡혔다. 같은 기간 계약자산은 297억원에서 108억원으로 줄었다. 이미 매출로 잡아뒀지만 아직 받지 못했던 돈이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면서 현금흐름이 좋아진 측면이 크다는 뜻이다.
고객 편중도 검증 대상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 10% 이상 고객은 2곳으로, 이들 매출은 734억원 수준이다. 감사보고서가 당기·전기 중 매출 10% 이상으로 꼽은 3개 고객의 지난해 매출을 합치면 828억원으로 전체의 70%를 웃돈다. 안정적 거래처는 장점이지만 특정 고객과 프로젝트 의존도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 과정에서는 조선 기자재 업체로 볼 때와 고부가 모듈 업체로 볼 때 적용 가능한 비교 기업군이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플랜트와 친환경 선박 기자재 쪽에서 반복 매출과 이익률을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