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 아이큐어 품는 솔루엠…‘2년 락업’ 카드로 화장품ㆍ바이오 다각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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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의무보호예수 이어 70% 물량 추가 1년 전매제한 ‘책임경영’ 확약
기초·색조 및 해외·국내 ‘크로스 시너지’…글로벌 리테일 네트워크 태운다

▲솔루엠 CI. (사진제공=솔루엠)

코스피 상장사 솔루엠이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절벽 끝에 선 코스닥 제약ㆍ화장품 기업 아이큐어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대규모 자금 수혈과 함께 2년의 지분 락업(Lock-up)을 자처하며 거래재개와 사업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솔루엠의 손자회사인 솔루엠코스메틱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한다. 신주 2050만2902주를 주당 1034원에 발행해 212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유상증자 납입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는 최영권 전 아이큐어 회장(13.6%)에서 솔루엠코스메틱(35.31%)으로 변경된다. 납입일은 8월 6일이다.

이번 딜의 핵심은 솔루엠 측이 제시한 보호예수 조건이다. 솔루엠코스메틱은 관련 법령에 따른 1년간의 의무보호예수를 이행한 이후에도, 발행주식의 70%에 대해 추가로 1년간 전매제한 조치(한국예탁결제원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시장에서는 이 조건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상장유지 승인을 얻기 위한 사전 확약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솔루엠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당사가 거래소와 직접 컨택하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거래소와의 소통은 발행회사(아이큐어) 측 소관이며 현시점에서 추가로 밝힐 내용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결국, 솔루엠이 독자적인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증명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진 락업 카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큐어가 처했던 위기의 본질은 과거 경영진 리스크에서 파생된 재무적 압박에 있었다. 아이큐어는 2020년 발생한 전 대표이사 최영권의 배임 혐의(콜옵션 저가 양수)와 관련해 국세청의 소득처분 처분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약 80억원의 원천세 납부 의무를 올해 최종 이행했다. 급격한 자금 유출이 발생하자 아이큐어는 거래처와의 채권 회수기일과 매입채무 지급기일을 강제로 조정하며 일시적인 자금 압박을 해소해 왔다.

이번에 유입되는 212억원 중 162억원이 과거 일시적 자금 융통으로 뒤틀렸던 매출채권 및 지급기일을 정상화하는 ‘운영자금’으로 투입되는 이유다. 과거 횡령·배임 사건의 재무적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조속히 회복하겠다는 의도다.

헐값 매입에 성공했다는 평가 뒤에는 솔루엠이 감당해야 할 잔존 리스크도 존재한다. 아이큐어는 5월 약 300억원의 비용 부담과 미국 시장 내 저가 제네릭 출시에 따른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도네페질 패취, IPI-401)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 계획을 자진 취하하며 핵심 파이프라인의 동력이 일부 꺾인 바 있다.

과거 최종 종가(2170원) 대비 반 토막 수준인 주당 1034원의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솔루엠 관계자는 “밸류에이션은 거래정지 상황과 기존 제약 부문의 기술적 경쟁력, 화장품 부문의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아이큐어는 분명한 기술 펀더멘털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거래 종결 이후 시장 상황을 분석해 추후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 대상의 80억원 규모 구상금 소송 및 가압류 절차와 더불어, 솔루엠의 네트워크를 태워 제약ㆍ바이오 부문까지 정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솔루엠이 이번 인수를 강행한 배경에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과감한 다각화와 크로스 시너지’에 있다. 솔루엠은 이번 인수를 통해 지난해 인수한 지디케이화장품과의 명확한 포트폴리오 결합을 노린다. 회사 측은 “지디케이화장품은 기초화장품과 해외 거래처에 강점이 있고, 아이큐어는 하이드로겔 마스크팩과 국내 K뷰티 거래처에 강점이 있다”며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고객사와 제품군 양면에서 확실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솔루엠의 본업인 전자가격표시기(ESL) 등 플랫폼 사업과의 연계가 묘수다. 솔루엠 관계자는 “ESL의 주 고객사는 글로벌 해외 리테일 업체들인데, 이들을 중심으로 K뷰티 제품에 대한 입점 및 소싱 요청이 지속해서 있어 왔다”며 “솔루엠이 이미 확보한 해외 리테일 네트워크는 향후 두 화장품 회사의 브랜드 고객사를 글로벌 시장에서 추가 확보하는 과정에서 매우 강력한 소구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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