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누나들은 지분 10%로 내려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효성그룹의 전문 경영컨설팅 계열사인 갤럭시아에셋매니지먼트가 최근 단기간 내에 유상증자를 연쇄적으로 단행하며 지배구조를 전면 재편한 것이다. 특히 성년인 두 자매를 먼저 주주로 참여시키며 균등 승계의 모양새를 취했던 초기 구도와 달리, 만 14세에 불과한 막내 아들에게 압도적인 지분을 몰아준 것을 두고 사실상 장자 중심의 승계 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조현준 회장의 ‘복심’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럭시아에셋매니지먼트는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설립 당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던 이 회사는 1차 증자(4월 18일)를 통해 조 회장의 자녀인 조인영 씨(2002년생)와 조인서 씨(2006년생)가 각각 20억원씩 출자해 2만5000주(지분율 각 28.57%)를 취득하며 자매 중심의 구조를 형성했다.
그러다 불과 두 달 뒤인 6월 20일 2차 유상증자에서 판도가 급변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재현 군(2012년생)이 130억원을 전액 출자하며 보통주 16만2500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조재현 군은 지분율 65.00%를 확보하며 단숨에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고, 기존 주주였던 자매들의 지분율은 각각 10.00%로 희석됐다. 조 회장의 지분 또한 15.00%로 낮아졌다. 이 때문에 성년인 두 자매를 앞세워 균등 승계의 모양새를 취했던 초반 구도는 사실상 아들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효성그룹 내 갤럭시아 소그룹이 갖는 전략적 의미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갤럭시아 소그룹은 효성그룹의 공식적인 지배구조 밖에 있으면서도 조 회장 일가의 사적 자산을 운용해 자산을 불려 온 사적 플랫폼으로 인식돼 왔다. 이번 조 군의 등극은 그룹 본체와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사적 투자 플랫폼의 열쇠를 만 14세 막내아들에게 넘김으로써, 향후 그룹 거버넌스 개편 시 핵심 자산을 통제할 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겠다는 조 회장의 복심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갤럭시아에셋은 증자 직후 신생 경영컨설팅사 다이내믹그로우쓰 유한회사에 유한책임사원으로 참여해 자기자본의 5배가 넘는 150억원을 출자했다. 향후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위함이다. 이를 두고 조 군이 지배하는 비상장사를 축으로 그룹의 투자 플랫폼(패밀리오피스) 기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다이내믹그로우쓰는 최근 1230억원을 들여 에이팩트 지분 55%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3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 출처에 대해서도 눈길을 끈다. 조 군은 효성그룹 내 4곳의 상장사인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에서 0.11%, 0.07%, 0.01%, 0.03% 등 미미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손위 누나들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에 이번 출자금이 순수 배당 수익만으로 마련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여서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해당 회사는 경영 컨설팅을 하는 투자회사로 투자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고 조재연 군이 참여하게 된 거로 안다”며 “증자 참여 대금의 출처와 관련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