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도 5000만엔?”…AI 호황이 바꾼 반도체 보상 공식

한·대만 이어 日도 보상 체계 개편 압박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키옥시아 로고가 보인다. (라스베이거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1인당 성과급 5000만 엔.일본 메모리업체 키옥시아에 한국식 성과급 제도를 적용하면 가능한 숫자다. AI 반도체 특수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파격적인 이익 공유에 나서면서, 일본 기업들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보상 체계 개편 압박에 직면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I 특수로 활기를 띠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직원 보상 체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일본 시가총액 1위에 오른 키옥시아도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직원들의 기여에 걸맞은 보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60대 남성 주주는 “직원들에게 배당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로 떠나버릴 것. 보상이 있어야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30대 남성 주주 역시 “적어도 세계 경쟁사들과 동등한 수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특수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자 부품, 송배전 설비, 통신 기기 등 폭넓은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노사협상에서 영업이익의 10%를 상여금으로 분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노사 역시 5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 사업 성과금의 10.5%를 상여금 재원으로 하는 내용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대만 TSMC에서도 올해 봄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소문이 직원들 사이에서 퍼졌지만, 회사는 이를 일축했다. 노동조합이 없는 TSMC는 순이익의 약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여금으로 지급해왔다. 경영진은 6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상여금에 대해 “(지난 3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30% 이상의 증가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직접 밝히며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일본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제조사들이 실적 연동 상여금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닛케이의 2025년 ‘겨울 보너스 조사’에서는 디스코가 449만 엔으로 1위를 차지했다. 도쿄 일렉트론 등도 비슷한 수준의 상여금으로 직원들에게 보답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주목되는 기업은 키옥시아다. 한국 기업처럼 영업이익의 10%를 상여금으로 배분할 경우 인당 5000만엔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독립 전) 도시바 시절의 보상 체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전례 없는 거액의 상여금을 지급하기에는 장벽이 높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전례 없는 호황 속에서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반도체 제조사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기술자는 “일본 기업은 획일적인 문화가 강해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 제도를 도입하기 어렵다. 키옥시아의 대응이 늦어지면 우수한 인재의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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