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무소 설치 금지 3대5·후원회 지정 금지 4대4로 의견 갈려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의 당내 경선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제한한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4일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에게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선거사무소 설치를 허용하지 않는 공직선거법 조항과 후원회를 지정할 수 없도록 한 정치자금법 조항에 대해 각각 합헌 결정을 내렸다.
선거사무소 설치 금지 규정은 재판관 의견이 합헌 3명, 헌법불합치 5명으로, 후원회 지정 금지 규정은 합헌 4명, 헌법불합치 4명으로 갈렸다. 헌법불합치 의견이 더 많거나 같은 수였지만 결정 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모두 합헌으로 결론 났다.
앞서 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 등은 2020년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추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참여해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정치자금법이 정한 방법 외의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으며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의 선거사무소 설치와 후원회 지정을 제한한 관련 조항들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선거사무소 설치를 제한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비례대표 경선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례대표 경선은 전국 단위로 치러져 일정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선거사무소가 효율적인 경선운동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경선홍보물 발송과 문자메시지·전자우편 전송 등 다양한 경선운동 방법도 허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선거사무소 설치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드는 고비용 선거운동 방식으로, 이를 허용하면 후보자의 경제력 등에 따라 경선 결과가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헌재는 경선 과열을 막고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려는 공익이 선거사무소 설치 제한으로 인한 불이익보다 커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후원회 지정 제한도 평등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지역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운영 등 비용 부담이 큰 선거운동이 허용돼 후원회를 통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만, 비례대표 경선후보자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경선운동만 허용되는 데다 상당수 정당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당내 경선을 실시하지 않는 만큼 후원회 지정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전국 각지의 비례대표 경선후보자 모두에게 후원회를 허용하면 선거관리 등에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점도 차별 취급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형두 재판관은 정치자금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보면서도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선거사무소가 경선운동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인 만큼 설치를 전면 금지하기보다 개수나 면적, 설치 기간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도 경선 과열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복형·정계선·마은혁·오영준 재판관도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선거사무소는 경선운동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인 공간”이라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봤다. 이들은 정치자금법 조항에 대해서도 비례대표 후보자 역시 심사료와 경선운동 비용 등 정치자금이 필요한 현실을 고려하면 후원회 지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