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에 호르무즈 합의 조건 제시…美 “경기 아직 안 끝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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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철수·전쟁 배상 등 재개방 5대 조건 요구
“오만과 합의 별개로 미국이 충족해야”
조건 제시 전 UAE 선박 공격하기도

▲아바스 아라그치(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3일(현지시간) 시아파 최대 연례 종교행사 아르바인을 앞두고 성지 나자프를 방문하고 있다. (나자프(이라크)/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던 미국은 아직 협상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8일(현지시간)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타스님통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합의를 위한 조건을 공개했다. 조건에는 △미국의 전쟁 배상 △미국의 역내 위협 중단 △미국의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미국의 이란 동결 자금 해제 △미군 철수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전쟁 배상과 동결자금 해제는 6월 체결했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도 담긴 것이다. MOU 당시 최종 합의를 위해 설정했던 협상 기간인 60일도 이제 일주일 남짓 남은 상황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새로운 해상 항로에 대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미국의 합의 위반에 대한 배상을 포함한 다른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새 항로를 결정하기 위한 오만과의 협상 결과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는 별개라는 점도 강조했다. 사르다르 모헤비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 게시한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이란의 특정 메커니즘과 조건에 따라 결정되며 오만과의 협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에 조건을 제시하기 전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미사일로 공격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자신들에게도 공격 옵션이 남아있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란이 조건을 제시하기 전만 해도 합의가 임박했다고 알렸다. 앞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4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르면 5일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 역시 지난주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란의 입장 표명에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린 아직 경기 한가운데 있고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 국민에 최상의 결과를 보장하고자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신뢰하지 않는다. 검증할 뿐”이라며 “미국은 이란을 말보다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이란의 제안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외교적 해결과 군사적 대응을 여러 번 언급해 왔다. 이에 뉴욕증시와 국제유가 등 주요 시장의 변동성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롭 하워스 US뱅크자산운용 수석 투자전략가는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현재로서는 통항량이 저조하고 지속 가능한 타결로 이어지는 길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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