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한 대출·거래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 구리·남양주·용인 기흥·화성 동탄 등에서는 거래량이 크게 늘었고, 집값 상승 기대에 따른 계약 해제 사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리시, 남양주시, 수원시 권선구, 안양시 만안구,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 동탄구 등 수도권 주요 비규제지역의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만68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만2556건과 비교해 64.8% 증가한 수치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 반도체 산업 벨트 조성 등의 개발 호재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 수요까지 일부 가세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구리시의 올해 아파트 가구당 평균 실거래가는 7억2126만원으로 지난해 6억5962만원보다 9.3% 상승했다. 화성시 동탄구 역시 7억4378만원에서 8억1276만원으로 9.3% 올랐다. 이 밖에 용인시 기흥구는 7.2%, 남양주시는 4.6%, 안양시 만안구는 4.1%, 수원시 권선구는 3.5%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구리시가 GTX-B 노선과 한강 변 개발 기대감에 힘입어 서울 동북권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용인 기흥구와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벨트 수요가 유입되며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15일 기준 올해 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은 기흥구가 5.99%, 동탄구가 9.57%를 기록해 경기 지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집값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계약 해제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들 6개 지역의 아파트 매매계약 해제 건수는 124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27건보다 21.5%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한 일부 매도자들이 계약금을 배상하더라도 기존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함 랩장은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 용인 기흥구 등은 일부 정량지표에서 이미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장 불안이 지속할 경우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