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싸우는 공사장…'20분 의무휴식' 안착 시험대 [건설현장 여름나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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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온열 질환 건설업이 전체 절반
33도 이상 작업 땐 20분 이상 휴식 의무
폭염중대경보 신설·불시감독 강화

건설공사 현장에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공정관리와 휴식시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 과제다. 야외 작업 비중이 큰 특성상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품질 유지도 쉽지 않아서다. 특히 올여름은 정부가 지난해 의무화된 휴식 시간 보장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불시 감독에 나설 방침이라 여느 때보다 건설업계가 현장·인력 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작업장에서 폭염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의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체감온도 31도 이상 작업장에서 2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에도 냉방·통풍장치 설치, 작업시간대 조정, 주기적 휴식 등 폭염 노출을 줄이는 조치를 해야 한다.

이 기준은 지난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법적 의무로 자리 잡았다. 이전에는 권고나 가이드라인 성격이 강했다면 이제는 사업주가 지켜야 할 안전보건 기준으로 관리된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폭염 취약 업종으로 꼽힌다. 철근, 형틀, 콘크리트 타설, 외벽, 토공 등 주요 공정 상당수가 야외에서 이뤄지는 데다 작업자들이 직사광선과 복사열에 장시간 노출되기 쉽다. 아파트 골조공사나 토목 현장처럼 그늘 확보가 어려운 곳은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산업재해도 건설업에 집중돼 있다. 고용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산재는 총 228명 발생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는 106명으로 전체의 46.5%를 차지했다. 제조업 33명, 시설관리업 23명 등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건설현장의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연도별로는 2021년 11명, 2022년 15명, 2023년 17명에서 2024년 32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도 31명으로 3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발생자가 전체의 59.4%다.

폭염 단계가 높아질수록 대응 수위는 올라간다. 정부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폭염주의보 단계에서는 작업시간대를 조정하거나 옥외작업을 단축하도록 권고한다.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폭염경보 단계에서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올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에 대응하는 ‘폭염중대경보’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옥외작업 중지를 강하게 권고하고 있다.

콘크리트 타설처럼 중간에 작업을 멈추면 구조물 품질이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정은 예외가 인정될 수 있으나 사업주는 개인용 냉방장치나 냉각 의류 등 대체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현장 점검도 강화됐다. 고용부는 범부처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본부와 지방 관서에 폭염안전 특별대책반을 운영한다. 이달 15일부터는 폭염 취약 사업장 1000곳을 대상으로 불시 감독에 들어가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응급조치 등 폭염안전 기본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한낮 작업을 줄이고 이른 아침 작업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장 여건에 따라 공정별로 휴식시간을 나눠 운영하거나 무더위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실내 작업 비중이 큰 공정으로 순서를 조정하는 방식도 활용될 수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기후변화로 여름철 고온 현상이 잦아지면서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계절 변수가 아니라 건설현장의 상시 안전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폭염 휴식 기준이 현장에 안착하려면 단순히 쉬는 시간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정별 작업 특성과 근로자 이동 동선, 휴게시설 접근성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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