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후 0.1%포인트 추가 인하
시티그룹 "하반기 경기 위축 때 인하 가능성"

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온 대출우대금리(LPR)를 13개월째 동결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불균형 회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중국인민은행은 일반 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을 3.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활용되는 5년물 LPR 역시 3.5%로 동결했다.
LPR은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별도의 정책 기준금리가 존재하지만, 당국이 이를 장기간 조정하지 않으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에는 LPR이 핵심 지표로 쓰인다.
LPR은 매달 20개 주요 상업은행이 자체 자금 조달 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을 반영한 금리를 은행 간 자금중개센터에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인민은행은 이렇게 산출된 LPR을 공시한다.
시장은 6월 LPR 동결을 이미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18일 “시장 참여자 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응답자가 중국이 이달 LPR을 변동 없이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이미 인민은행이 당장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보다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것으로 봤다.
중국은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제한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해 왔다. 내수와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던 2024년 10월 1년물 LPR은 3.35%에서 3.1%로, 5년물 LPR은 3.85%에서 3.6%로 각각 0.25%포인트 낮아졌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의 관세 갈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지난해 5월에도 LPR을 0.1%포인트씩 추가 인하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금리 조정이 멈췄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경기 흐름이 있다. 수출과 제조업은 예상보다 버티고 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에도 중국 제조업은 대외 수요를 바탕으로 일정한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안쪽 사정은 다르다. 부동산 시장은 수년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가계 소비 심리도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중국 경제에서 ‘K자형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는 강한 부양책을 쓰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금리를 더 낮추더라도 기업과 가계가 돈을 빌려 투자하거나 소비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징 시마 BCA리서치 수석전략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 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출을 받아 투자하거나 소비하려는 수요가 약한 데 있다”고 전했다. 시중에 돈을 더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얼어붙은 부동산 심리와 소비 부진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올해 하반기 상징적인 0.1%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으며, 내수 부진이 깊어질 경우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