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법인에서 직접 급여를 받으며 근무하던 해외 주재원이 사망했더라도 실질적으로 국내 본사의 지휘 아래 근무했다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대상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최근 러시아 법인장으로 근무하던 중 사망한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00년 B 주식회사 국내 본사에 입사한 뒤 2016년 러시아 법인에서 근무했고, 2021년부터는 러시아 법인장을 맡았다.
A 씨는 2024년 5월 휴가를 내고 국내 병원에서 심혈관계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추가 시술을 앞두고 있던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인정했다. 그러나 A 씨가 △해외 현지법인에서 직접 급여를 받은 점 △산재보험법상 해외파견자 가입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산재보험법 제122조에 따르면 해외 파견자는 근로복지공단에 보험 가입을 신청해 승인을 얻어야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실질적으로 국내 본사 소속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망인은 그 근로 장소가 국외에 있는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B 국내 본사에 소속돼 국내 본사의 지휘에 따라 근무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망인은 현지 인력 채용 시 국내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했고 현지 인력 구조조정 시에도 유럽지원실 총괄임원의 승인받아야 했다"며 "망인은 매월 국내 본사 회계팀에 보고하는 회계결산자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A 씨가 국내 본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것은 모회사와 자회사 간 지배종속관계에서 비롯된 것에 불과하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독립적으로 러시아 법인을 운영한 것이 아니라 국내 본사 내 해외법인을 관리하는 총괄부서인 해외사업본부의 승인을 받아 업무를 수행했다"며 이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