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늘수록 환율도 뛴다⋯한국은행 "투자소득 국내 환류 촉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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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발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주가를 살피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최근 '서학개미'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해외투자가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가운데 투자소득이 원·달러환율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가 환율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외화 유동성 관리를 위해서는 외환수급 점검 체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18일 ‘해외투자와 투자소득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기존 상품수지 중심에서 투자소득이 병행 유입되는 구조적 전환국면에 진입했다"면서 "다만 해외투자가 늘린 외환수요와 투자소득이 가져올 외환공급의 이중성에 따라 환율 안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현지유보를 줄이고 국내 환류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기존 상품수지 중심에서 투자소득이 병행 유입되는 구조적 전환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 자산 축적에 힘입어 우리나라 투자소득수지는 2011년 이후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 경상수지 흑자가 제조업 수출 등 상품수지에만 기댔다면, 이제는 해외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와 배당이 외환공급 기반을 다변화하는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IMF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내 본원소득수지 비중이 2025년 23%에서 2030년 42%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 충격에 대한 원달러 환율 충격반응함수 (사진제공=한국은행)

문제는 해외투자 등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은이 벡터자기회귀(LBVAR) 모형을 통해 실증분석한 결과 외화수요 요인인 해외투자가 약 3% 상승 시 원·달러환율이 0.7%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환공급 요인인 투자소득이 8% 확대될 경우 환율을 약 0.4%p 하락시키는 효과를 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고 현지에 유보·재투자될 경우에도 환율 안정 효과는 반감됐다. 소득 중 현지 유보액을 뜻하는 ‘재투자비중’이 1%p 상승하면, 외환공급 효과가 제약되면서 환율이 오히려 약 0.4%p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2023년 해외 자회사 배당금 비과세 조치 도입 이후 본국 환류 경향이 일시적으로 강해져 최근 3년 평균 재투자비중이 낮아지긴 했으나, 과거 평균은 40%대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자동차·반도체·2차전지 등 주요 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현지 법인에 이익을 쌓아두는 비중(2021년 이후 당기순이익 대비 유보율 60% 수준)이 여전히 높아 독일 등 환류 성향이 강한 국가와 대조를 이뤘다.

한은은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를 겪고 있는 일본 사례도 심도깊게 언급했다. 일본은 1980년대 이후 국내 자본수익성이 떨어지자 해외투자를 대거 늘린 결과 대외 흑자 규모는 커졌다. 반면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고 현지에 고착화(재투자비중 2025년 기준 41%)되면서 최근 장기적인 엔화 약세의 한 원인이 됐다.

신상호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다만 "한국이 일본을 20~30년여 간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고 하지만 한국 역시 원화 약세에 처할지 여부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며 "일본은 1980년대 초반 플라자 합의 등으로 엔화를 절상시켰고 경기를 크게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빤면 한국은 성장률 둔화 등으로 일본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무조건 일본처럼 본원소득수지 의존도가 심화된다고 단정짓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러한 경상수지 상황 속 중장기적인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구조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투자소득의 총량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국내로 얼마나 ‘환류’되는지 유보 성향과 환헤지 여부까지 포괄하는 외환수급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과장은 "해외 자회사 배당의 국내 환류 유인을 촉진하는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내 생산성과 자본수익률을 끌어올려 기업들이 해외로만 눈을 돌리는 구조적 유인 자체를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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