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2.0은 ‘AI 인프라 베팅’⋯순매수 상위 6개 종목 모두 미국 반도체·클라우드

기사 듣기
00:00 / 00:00

국내 개인 투자자(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인프라 관련 성장주를 대거 사들이며 ‘AI 인프라’라는 단일 거시 테마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6개 종목(ETF 제외)은 1위 마이크론(2억9183만 달러)을 필두로 △2위 마벨 테크놀로지(2억6116만 달러) △3위 브로드컴(1억2355만 달러) △4위 암 홀딩스(1억730만 달러) △5위 스노우플레이크(9122만 달러) △6위 코어위브(8301만 달러) 등이 차지했다. 여섯 종목 모두 반도체·클라우드 기반의 기업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순매수 1위를 기록한 마이크론은 미국의 대표적인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사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하루 19% 이상 급등하며 사상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UBS가 AI 수요 폭증에 따른 2028년까지의 메모리 공급 부족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3배 상향 조정한 것이 주가 폭등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2위에 올랐다. 마벨 AI 인프라용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2일(현지시간)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마벨을 향해 "차세대 1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들썩였다. 황 CEO의 발언 직후 마벨 주가는 종가 기준 전날보다 32.52% 급등하기도 했다.

브로드컴은 AI용 커스텀 칩(ASIC)과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의 공급 기업이다. 다만 이달 4일(현지시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호크 탄 CEO가 발표한 3분기 AI 칩 매출 전망치(160억 달러)가 시장 예상치인 163억 6000만 달러를 소폭 밑돌면서 이른바 '브로드컴 쇼크'의 원인으로 부상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미국 현지는 물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유탄을 맞았다.

암 홀딩스는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으며 올해 들어 주가가 작년 말(109달러) 대비 4배 가량 폭등했다. 가파른 상승 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자체 개발한 차세대 서버용 'Arm AGI CPU'의 파이프라인 수요가 20억 달러 이상 누적됐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급등세로 복귀했다. 미즈호증권은 이달 8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425달러에서 500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스노우플레이크와 코어위브는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두 기업 모두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생성형 AI 학습·추론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특히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 NVL 72'를 업계 최초로 구축했고, 이에 투자전문 매체 모틀리풀은 코어위브의 고성장세가 향후 5년간 엔비디아보다 높은 주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단순한 AI 인프라 기업이 아니라, 실제 수익성을 입증하는 기업 위주로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물적자본 확충을 통한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조달한 자본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AI 시장 성장 전망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짚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