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박에 흔들리는 동유럽·대만 협력…‘만두 동맹’ 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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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체코 등 대중 관계 개선 움직임
가치외교보다 경제협력 중시 기조 확산
기대 못 미친 경제성과에 대만 협력 재평가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 (EPA연합뉴스)

양안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외교·경제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때 대만을 더 지지했던 동유럽 국가들이 보다 신중한 접근으로 선회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리투아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이른바 ‘만두 동맹(Dumpling Alliance)’이 사실상 지속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만두 동맹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범유행) 당시 대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폴란드, 리투아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등을 가리키는 비공식적인 표현이다. 각국에 만두류 음식이 전통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명칭이다.

최근 들어 이들 국가는 대만과의 정치적 연대보다는 중국과의 경제적 실익에 외교적인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2021년 수도 빌뉴스에 ‘주리투아니아 타이완 대표처’를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며 중국 정부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당시 중국 정부는 리투아니아산 제품에 대한 비공식 제재는 물론 외교 관계 격화 조치를 취하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리투아니아 정권이 교체된 후 새 정부는 대표부 명칭을 기존의 국제관례에 따라 ‘타이베이 대표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잉가 루기니에네 리투아니아 총리는 이전 정부의 조치에 대해 “성급한 결정”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이를 수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체코 역시 중국 중심으로의 외교 정책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재집권에 성공한 안드레이 바바시 체코 총리는 중국·대만 사이의 관계에서 이전의 ‘가치 외교’보다는 중국과의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 시장에 체코가 접근하는 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리석은 행동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페트로 마친카 체코 외무장관은 “체코와 리투아니아만이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 중국에 입국할 때 비자가 필요한 국가들”이라며 “이제는 중국과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동유럽 국가들의 이러한 대중국 태도 변화의 배경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제적 성과를 꼽았다. 마테이 시말치크 슬로바키아 소재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CEIAS) 소장은 “일부 동유럽 국가는 대만과의 협력이 더욱 가시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대만과 동유럽 국가들 사이의 교역은 상당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대만은 지난해 체코에 16억1000만달러(약 2조4300억원)를 수출했지만, 수입액은 5억3000만달러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리투아니아와의 교역 역시 대만의 수출이 수입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력 약화를 경계하는 대만 정부는 협력 확대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는 중유럽·동유럽 투자기금을 통해 체코와 리투아니아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별도의 신용기금을 활용해 1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린페이판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부비서장은 최근 라트비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유럽의 우방국들에 대한 중국의 압박과 위협이 분명히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투자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역시 중국이 원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 역시 동유럽 국가와의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중국의 동유럽 내 외교력 강화를 경계하고 있다.

중국 역시 지금의 상황을 이용해 대만의 국제 외교력 축소를 위한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중국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아프리카 국가 방문 추진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에 그의 경유를 불허하라는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 초엔 대만을 방문한 뉴질랜드 의원들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중국 외교부의 입장은 언제나 똑같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합의 사항”이라며 “대만 당국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 현 상황을 바꾸려는 시도는 우스꽝스럽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동유럽 국가들이 대만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는 정치적인 상징성보다는 경제 협력 중심의 실용적인 외교관계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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