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현대 등 재건축 대어, 전체 시총 32%

대한민국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아파트 50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준공된 지 40년 이상 된 노후 단지들이 상위 50개 단지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입주한 대형 신축 단지들이 거대한 가구 수를 바탕으로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정비사업을 앞둔 '올드보이'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15일 KB부동산의 올해 5월 월간선도아파트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시세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 중 준공 40년 이상(1986년 이전 준공) 된 노후 단지는 총 19개다. 이들 단지의 시세총액 합계는 약 158조2700억원으로, TOP50 전체 시총의 31.8%에 달한다.
가장 오래된 단지는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로 올해 준공 56년 차(1971년 12월 준공)를 맞이했음에도 시총 4.97조원으로 50위권에 들었다. 이어 압구정동 '현대 1·2차'가 51년 차(8.50조원, 21위),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가 49년 차(16.20조원, 10위)로 뒤를 이었다. 대한민국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48년 차(16.05조원)의 노후 단지임에도 시총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단지는 주차난과 노후화로 인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넓은 대지지분과 압도적인 입지, 그리고 정비사업 이후 얻게 될 미래가치가 고스란히 현재 시세에 반영되며 높은 몸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들 재건축 대어들의 정비사업 절차가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시총 10위권 안팎의 주요 노후 단지들은 완만한 사업 진행을 보이며 입지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시총 8위 은마아파트는 최근 사업시행계획인가 공람·공고를 진행하며 정비사업의 7부 능선을 넘었고, 시총 10위 잠실주공 5단지와 50위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각각 사업시행인가 신청과 통합심의 통과 등 절차를 밟아가며 재건축 기대감을 시장에 지속해서 주입하고 있다.
전통 부촌인 압구정동 일대 현대아파트 계열도 대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초고령 대장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중 규모가 가장 큰 3구역의 '현대 6·7차'(18위)를 비롯해 '신현대(압구정 2구역)'가 11위를 기록하는 등 압구정 일대 노후 단지들이 시총 상위권을 촘촘히 채웠다.
업계에서는 이들 초고령 단지들의 시총 장악력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세총액은 가구 수와 가격의 곱으로 결정되는데, 40년이 넘은 노후 단지들이 수천 가구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평당 1억원 안팎의 시세를 버텨낸다는 것 자체가 시장의 두터운 신뢰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대어들의 몸값이 꺾이지 않는 것은 결국 대체 불가능한 입지적 강점 때문"이라며 "다만 최근 공사비 급등 여파로 현장 분위기는 예민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초기 투자 비용 외에 향후 발생할 이주비나 분담금, 추가 분담금 등 실질적으로 본인 주머니에서 나가는 자금 규모를 줄이는 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