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합의 내용 공개는 아직
트럼프 “석유 흐르게 하라”
국제유가 안정ㆍ금융시장 랠리 기대

미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종전 합의에 도달했다. 닷새 뒤인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다. 석 달 넘게 이어진 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국제유가는 안정을 찾고 금융시장에도 안도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과 이란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19일 스위스에서 양측의 공식 서명식이 진행될 것”이라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확인했다. 트럼프는 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면서 “동시에 미 해군의 해상 봉쇄를 즉각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 선박들이여, 엔진을 켜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19일 서명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측도 미국과의 합의를 확인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국영 TV를 통해 “레바논을 포함한 여러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전쟁 및 군사 작전 종료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번 합의에 따른 이란의 의무 이행은 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는 “미국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내보냈다.
이로써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28일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106일 만에 사실상 종전 합의에 이르게 됐다.
양측 모두 합의문 전문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큰 틀의 내용은 며칠 전부터 유통돼 왔다. 이란 외교부는 양해각서 전문은 19일 공식 서명식 이후에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해상 운송로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호 봉쇄를 종료하기로 했다. 또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은 해외 원유 판매를 겨냥한 제재 완화를 받게 된다.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불신은 여전하며, 보다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입장은 불분명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레바논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감행하면서 막판 서명을 위태롭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강경파들로부터 거센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이란의 핵 역량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문제를 사실상 미뤄둔 채 전쟁을 시작한 이유를 해결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이 어떤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될지도 명확하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12일 기자들에게 양측이 “이란이 미국 요구를 충족할 때마다 경제적 보상을 받는 방식”의 합의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던 무력 충돌 재개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도 일부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 내 반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직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현재 페르시아만을 오가는 선박 운항은 여전히 큰 제약을 받고 있으며, 통행량도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