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AS 분해부터 폐수 순환까지…기술로 물 산업 파고든다
실증·레퍼런스 확보가 관건…중소 워터테크, 사업화 속도전

기후위기와 AI 시대, 물을 다시 쓰는 기술이 산업 경쟁력이 되며 물이 비용에서 자원으로 바뀌고 있다. 폐수 재이용부터 난분해성 오염물질 분해까지 국내 중소·스타트업들이 물 산업 밸류체인 곳곳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1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뿐 아니라 식품 가공·중소 제조 현장에서도 폐수 재이용과 수처리 비용 절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물 부족에 더해 수질 규제까지 동시에 강화되면서 물을 쓰고 버리는 구조에서 처리하고 다시 쓰는 구조로의 전환이 산업 전반의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소기업 퍼스트랩은 집속초음파 기반 수처리 장비 ‘카비톡스’로 과불화화합물(PFAS) 처리 시장을 공략한다. PFAS는 반도체·이차전지·제약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불소계 물질로 자연 분해가 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미국·EU·일본 등 주요국의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는 분야다.
퍼스트랩에 따르면 카비톡스는 기존 흡착·소각 방식과 달리 PFAS를 분자 단위로 파괴한다. 현재 일본·독일에 데모장비 수출을 완료했고 프랑크푸르트 데모룸 가동과 함께 독일 국립연구소인 프라운호퍼 연구소에도 추가 데모 공간을 확보했다.
황보민성 퍼스트랩 대표는 “글로벌 수처리 회사, 제약사, 반도체 분야 고객사들이 테스트와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완전 파괴까지 도달해야 산업용수 재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앤워터는 레독스 산화·환원 촉매 필터 기반의 무동력·무약품 모듈형 수처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수처리 전문기업이다. 식품 가공용수·폐수 분야를 중심으로 전라남도 소재 물김·마른김 가공공장에 설비를 납품하며 2024년 대비 매출을 20% 이상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김 생산 공장의 폐수 재이용 설비다. 회사에 따르면 담수 세척폐수 3000톤(t) 중 2800t을 재순환하는 설비를 가동해 93%에 달하는 순환율을 보였다.
정윤재 블루앤워터 대표는 “모듈 단위부터 설비 단위까지 전 공정에 수처리 솔루션을 적용하는 구조”라며 “모듈화·자동화 고도화를 통해 도입과 운영 문턱을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화우나노텍은 이산화탄소·산소·오존 등 기체를 물속에 주입해 산업공정 반응 효율을 높이는 가스-액체 반응 플랫폼 기업이다. 강알칼리 폐수 중화와 콘크리트 탄소 포집·활용(CCU) 분야에서 사업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
지난해 한화토탈과 진행한 현장 테스트에서는 강알칼리 폐수(pH 12.77)를 이산화탄소 나노버블 장치 통과 15초 만에 8.8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강산 대신 이산화탄소를 반응재로 써 화학약품 부담을 줄이면서 탄소 활용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CCU 분야에서도 플랜텍·울프와 탄산염 생산에 성공해 탄소저장형 콘크리트 제조장치(CEC)의 KS 인증 절차를 올해 완료한다는 목표다. 유영호 화우나노텍 대표는 “기체를 물속에 넣는 기술을 산업공정의 반응 플랫폼으로 확장 중”이라며 “CO₂ 나노버블수는 폐수 중화와 콘크리트 탄소저장, 공정 수 재이용을 연결하는 핵심 응용 분야”라고 강조했다.

폐수 재이용과 난분해성 오염물질 처리 수요가 반도체·식품 가공·화학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중소 워터테크 기업들의 기술 검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물 산업은 기술 성능뿐 아니라 장기 운영 안정성이 검증돼야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만큼 실증 데이터와 레퍼런스 확보가 시장 진입의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 부족과 수질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물을 처리하고 다시 쓰는 기술의 수요가 산업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