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금오도에 여수 식탁까지...365개 섬 엮은 ‘세계 최초 섬박람회’(가보니)[미리 가본 여수세계섬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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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해상케이블카·여수 밥상…9월 박람회 앞두고 미리 둘러본 해양관광도시 여수
돌산 진모지구 주행사장 공정 순항…주제섬·8개 전시관 갖춘 세계 첫 섬박람회 준비

▲향일암에서 바라본 남해 (송석주 기자 ssp@)

향일암(向日庵)에 오르면 남해가 한눈에 펼쳐지고, 해가 지면 고즈넉한 도시가 밤바다를 물들이는 곳. 식탁에는 알싸한 갓김치와 싱싱한 해산물이 올라 눈과 입을 함께 즐겁게 하는 곳. 바로 여수다. 오동도와 이순신광장, 돌산과 금오도까지 여수를 설명하는 이름은 셀 수 없이 많다. 한국인에게는 그만큼 익숙한 관광지다. 9월 개막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바로 그 익숙한 풍경들 사이에서 열린다.

박람회 개막을 80여 일 앞두고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언론인 팸투어는 여수를 다시 발견하는 여행에 가까웠다. 주행사장이 조성되고 있는 돌산 진모지구부터 향일암, 해상케이블카, 금오도까지 이어진 동선은 이번 박람회가 여수 전체를 하나의 관광 무대로 확장하려는 구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요트에서 바라본 여수 전경 (송석주 기자 ssp@)

웅천 마리나를 출발한 요트가 돌산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가자 여수의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멀리 주행사장이 조성 중인 돌산 진모지구가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로는 크고 작은 섬들이 이어졌다. 육지에서 바라볼 때는 관광지의 배경처럼 보이던 바다가 배 위에서는 여수를 이해하는 가장 큰길처럼 느껴졌다. 바다는 도시와 섬을 가르는 경계가 아니라 여수의 풍경들을 서로 이어주는 통로였다. 섬박람회조직위원회가 박람회 기간 해상교통 운영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람객들은 엑스포역과 북동항에서 배를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하며 바다 위에서 먼저 섬박람회를 만나게 된다.

현재 조직위는 돌산 진모지구를 중심으로 주제섬과 8개 전시관을 조성 중이다. 이곳에는 해양생태섬과 미래섬, 문화섬, 국제교류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계와 한국의 섬을 주제로 한 전시와 체험 콘텐츠도 마련된다. 박람회의 랜드마크가 될 주제섬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을 형상화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외벽에는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돼 야간 볼거리로 활용된다.

조형근 섬박람회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104개국이 섬을 보유하고 있다”며 “여수는 365개의 섬을 가진 도시로,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섬의 생태와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박람회를 열고, 그 안에서 미래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지도 찾아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여수 물회 (송석주 기자 ssp@)

▲금오도 힐링 밥상 (송석주 기자 ssp@)

주행사장을 둘러본 뒤 향한 곳은 향일암이었다. 향일암으로 오르는 길은 바위와 계단이 이어진다. 좁은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시야가 갑자기 넓어지고, 그 끝에서 남해가 열린다.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면 수런거리던 마음이 차분해진다.

여수의 식탁도 바다와 멀지 않았다. 상에는 활어회와 전복, 문어, 조개류가 올랐다. 갓김치와 해산물이 어우러진 음식은 여수 식탁의 색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조직위는 박람회 기간 식당·마켓섬을 운영하고, 부행사장에서는 섬의 식재료를 활용한 섬 힐링밥상과 섬 1박 3식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금오도 굴등전망대 (송석주 기자 ssp@)

금오도 역시 여수의 명물이다. 돌산 신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약 25분이면 닿는 곳으로 여수에서 돌산도 다음으로 유인 인구가 많은 섬이다. 전도연·박해일 주연의 영화 ‘인어공주’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현재 130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다. 여객선에서 내려 섬 안으로 들어서면 한적한 어촌 풍경과 푸른 바다가 먼저 여행객을 맞이한다.

금오도에서는 비렁길 스탬프 투어와 섬밥상 이야기, 섬 워크 캠프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금오도를 대표하는 비렁길은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탐방로다. 남해를 바라보며 걸을 수 있어 여수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숲이 우거진 구간이 많아 한여름에도 걷기 좋다. 아울러 개도에서는 섬섬캠핑장과 섬어촌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에서 섬의 가치와 미래를 만난 뒤 실제 섬으로 이동해 걷고, 먹고, 머물며 여수의 섬 문화를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다.

▲해상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여수 밤바다 (송석주 기자 ssp@)

해가 기울 무렵 탑승한 해상케이블카에서는 또 다른 여수가 보였다. 자산과 돌산을 잇는 케이블카 아래로 바다가 펼쳐졌고, 도심과 항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낮의 여수가 섬과 바다의 도시라면, 밤의 여수는 불빛과 물결의 도시다. 항구의 조명은 바다 위에서 길게 흔들렸고, 도시의 윤곽은 어둠 속에서 더 선명해졌다.

조직위는 향일암과 해상케이블카, 오동도, 이순신광장 등 기존 관광자원을 박람회와 연계해 여수 전역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이 돌산 진모지구에서 전시를 보고, 금오도와 개도에서 섬을 체험하고, 다시 여수 도심의 관광지를 둘러보는 흐름이다. 익숙한 여수 관광지가 박람회를 계기로 새롭게 묶이고 있다.

이번 여수 방문에서 가장 자주 마주한 것은 바다였다. 요트 위에서도, 향일암에서도, 해상케이블카 안에서도 바다는 늘 곁에 있었다. 그리고 그 바다 위에는 수많은 섬이 있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그 섬들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향일암과 금오도, 해상케이블카와 여수의 식탁까지. 세계 최초의 섬박람회를 앞둔 여수는 도시 곳곳의 풍경을 섬이라는 이야기로 엮어가고 있었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마스코트 '다섬이' (송석주 기자 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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