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경영진 보수 2년 새 26억원 증가 [한국거래소의 역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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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한국거래소 주요 경영진 보수가 2년 새 26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독점적 시장 운영기관인 거래소가 시장 활황에 따른 수익 증가를 경영진 보상 확대로 연결하는 구조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본지가 한국거래소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 기준 주요 경영진 전체 보상액(급여·퇴직급여)은 2023년 96억2751만원에서 2024년 104억8184만원, 2025년 122억7260만원으로 증가했다. 2년 새 늘어난 금액은 26억4509만원이다.

주요 경영진에는 회사의 계획·운영·통제에 대한 중요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이사와 감사, 비등기임원 등이 포함된다.

항목별로 보면 급여 증가 폭이 컸다. 주요 경영진 급여는 2023년 74억5621만원에서 2024년 82억9457만원, 2025년 99억9600만원으로 늘었다. 2년 새 25억3979만원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퇴직급여도 21억7130만원에서 22억7660만원으로 1억530만원 늘었다.

보수 증가세는 실적 흐름과 엇갈린 시기에도 이어졌다. 거래소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3258억원에서 2024년 2808억원으로 13.8%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요 경영진 보수는 8.9% 증가해 100억원을 넘겼다. 실적이 꺾인 해에도 경영진 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2025년에는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실적과 보수가 함께 뛰었다. 지난해 정은보 이사장의 기본급은 약 2억2700만원, 성과급은 약 4억3400만원으로 합계 약 6억7100만원을 기록했다.

거래소는 2025년 하반기 지수 및 거래량 증가에 따른 거래수수료 수익 증가 등으로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1351억원 증가한 7998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3014억원, 당기순이익은 4366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해 주요 경영진 보수도 122억7260만원으로 전년 대비 17억9076만원 증가했다. 올해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증시 거래대금도 폭증,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

거래소는 경영진 보수 증가가 정해진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연봉의 경우 기재부 지침에 따른 공공기관 상임임원 인상률 2.7%가 적용됐다”며 “성과급 주요 증가 요인은 경영평가 등급 상향(A→S)에 따른 높은 성과급 지급률 적용”이라고 설명했다. 경영평가는 금융위원회가 실시하며, 평가 등급에 따라 성과급 지급률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만 거래소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일반 기업과 같은 보수 확대 논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파생상품시장 등을 개설·운영하고 상장, 공시, 시장감시, 청산·결제 등 자본시장 핵심 인프라 기능을 맡고 있다. 수익 상당 부분도 시장 거래 규모와 수수료 수입에 연동된다.

이 때문에 시장 활황기에 거래대금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해서 경영진 성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증시 상승과 거래량 증가는 투자자 참여, 상장사 가치, 거시환경, 정책 기대 등이 맞물린 결과인데, 이를 독점적 인프라 운영기관 경영진 보수 확대로 자동 연결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

특히 거래소는 2015년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지만, 자본시장 제도 운영의 핵심 축이라는 공적 성격은 여전히 강하다. 시장 개설·운영 권한, 이상거래 심리, 회원 감리, 상장 심사 등 민간 기업이 대체하기 어려운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보수 체계의 투명성과 설명 책임이 더 엄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수 증가 논란은 최근 거래소를 둘러싼 지배구조·운영 방식 논란과도 맞물린다. 거래시간 연장, 대체거래소(NXT) 대응, 파생상품시장 인사, 시장 인프라 투자 등 주요 현안을 두고 거래소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 운영기관으로서 공정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내부 경영진 보상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는 일반 영리기업처럼 경쟁을 통해 매출을 만드는 회사라기보다 제도권 시장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관에 가깝다”며 “시장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난 결과가 경영진 보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투자자와 회원사가 납득할 수 있는 성과 기준을 더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정 이사장이 셀프 연봉 인상으로 고액 연봉을 챙겼다는 의혹도 지속 제기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셀프 상향 논의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사장 연봉은 기본급과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이 연동돼 있는 것”이라며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보수위원회에서 결정하고, 금융위 승인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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