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이모 씨 사건을 공소기각으로 파기자판했다. 파기자판은 하급심 결과를 깨고 재심리하도록 돌려보내는 파기환송과 달리 판결 자체를 무효화하고 대법원이 직접 판단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피해자인 아버지가 약식명령 청구 전에 이미 피고인인 아들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공소 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해 신체 폭행을 가하는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동시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2022년 당시 20대이던 아들 이 모씨는 천안시 한 슈퍼마트 앞에서 60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화가 나 마트에 진열된 족대(나무 재질로 된 물고기를 잡는 도구)로 아버지를 때리고 발길질을 해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2024년 2월 이모 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은 공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면심리만으로 피고인에게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몰수에 처할 수 있는 간이 형사절차다.
해당 약식명령은 ‘등본이 송달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으나 이후 정식 재판이 제기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5년 4월, 대검은 대법원에 이 씨 사건을 비상상고했다. 비상상고는 형사소송법상 확정판결이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행하는 비상구제절차로 오직 검찰총장만 신청할 수 있다.
해당 비상상고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파기자판 결정했다.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하기 전, 피해자인 아버지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인 아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