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가이드라인도 이달 마련…6개 은행 평가 시작
출연 확대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건전성 관리도 과제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한 ‘포용·상생금융’ 압박 수위를 동시다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가계·취약계층 대상의 포용금융 실적을 계량화해 성적표를 매기기로 한 데 이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실적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까지 도입된다. 은행권은 공적 역할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 지출과 평판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중 ‘은행권 포용금융 종합 평가체계’를 공개한다. 올해 1월 제1차 포용금융 대전환회의에서 예고된 조치의 후속작이다. 평가체계에는 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금융 대출 취급 실적과 연체채권 소각, 채무조정 실적 등이 핵심 지표로 반영된다.
당국은 매년 은행별 평가 결과를 공시하고 우수 은행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평가 결과를 서민금융 출연요율 산정에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 서민금융 출연요율은 가계대출 잔액의 0.1% 수준이다.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출연요율 자체가 높아진 상황에서 평가 결과에 따른 차등 요율까지 적용될 경우, 하위권 은행은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짊어져야 한다.
이미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향후 5년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당국의 고삐는 늦춰지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에 중소기업·자영업자 영역을 타깃으로 한 ‘상생 압박’도 가시화됐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상생금융지수’ 평가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 상생금융지수는 금융회사의 중소기업 상생·협력 실적과 중소기업의 체감도를 계량화한 지표다. 1차 타깃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이다.
동반위의 ‘상생금융지수 시범평가 용역 제안요청서(RFP)’에 따르면 평가 항목에는 기술금융·관계형 금융 등 중소기업 성장 지원형 대출과 상생협력기금 출연, 비대출 지원 실적 등이 망라된다. 최근 KB금융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기금에 출연한 100억원 등도 향후 주요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동반위는 한국금융연구원에 관련 용역을 발주했으며, 하반기 중 시범평가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의 외부에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 은행권의 평판 부담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포용금융과 상생금융이 동시에 평가 영역으로 들어오는 데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포용금융 확대로 중저신용자 대출과 정책서민금융 출연금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상생금융지수 대응을 위한 기금 출연과 중기 대출 확대 부담까지 엎친 데 덮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의 과도한 ‘지출’이 주주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자체 재원을 헐어 정책·상생금융을 확대하는 것은 결국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 재원을 줄이는 행위”라며 “무조건적인 공급 확대보다 실질적인 자활 효과가 있는지 검토하고, 향후 발생할 연체율 관리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