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야구 예상 명단.doc’
현 아구팬들의 최대 관심사. 프로야구 순위만큼이나 예민한(?) 주제인데요. 국가대표에 뽑힌 자부심과 응원 팀에 대한 우려가 더한 걱정과 행복이죠.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24명은 11일 공개되는데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류지현 대표팀 감독,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표 선수 발탁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죠. 이번 대표팀은 만 25세 이하 선수들을 주축으로 꾸려지고 만 29세 이하 와일드카드 3명이 포함되는 방식으로 구성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대회 시점인데요.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9월 말은 KBO리그가 한 시즌에서 가장 예민한 시간을 통과할 때죠. 상위권 팀은 한국시리즈 직행과 플레이오프 직행을 계산하고 중위권 팀은 5강 막차를 놓고 하루하루 순위표를 들여다보는 막판인데요. 특히 게임 차가 촘촘하게 붙어 있는 시즌이라면 남은 한 경기, 한 이닝, 한 명의 불펜 공백까지도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우리 팀에서는 몇 명이 빠질까요? 그리고 그 공백은 막판 순위 싸움에서 얼마나 큰 출혈로 돌아올까요?

먼저 짚어볼 것은 ‘기준’입니다. 이번 대표팀은 만 25세 이하로 꾸려지는데요. 이는 아시안게임 야구의 국제규정은 아닙니다. 연령 제한 대회라서 어린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대표팀 세대교체와 리그 정상 진행을 함께 고려해 마련한 국내 선발 원칙이죠.
이 기준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것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인데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야구대표팀을 둘러싼 병역 혜택 논란과 리그 중단 부담이 커졌고 이후 KBO는 아시안게임 기간에도 정규시즌을 멈추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였죠. 2023년에 열렸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KBO리그는 중단 없이 진행됐는데요. 대표팀은 9월 22일께 소집돼 훈련한 뒤 항저우로 이동했고 아시안게임 야구는 10월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어찌 보면 합리적인 절충안이죠. 리그는 멈추지 않고 대표팀은 젊은 선수 중심으로 꾸리며 부족한 포지션은 와일드카드로 보완합니다. 그러나 비교적 젊은 선수 차출이 구단에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는 걸 전제로 하는데요. 지금의 KBO리그에서는 이 전제가 꼭 맞아떨어지지 않죠.
항저우 당시를 살펴보면 선수 차출이 리그 순위에 큰 영향을 끼친 것 아닙니다. 정규시즌 막판이었고 대회 기간도 길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영향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데요.

당시 대표팀 소집 직전인 2023년 9월 22일과 야구 결승이 열린 10월 7일 기준 순위를 비교하면 흐름이 보입니다. LG 트윈스는 해당 기간 8승 5패로 1위를 유지했고 kt 위즈도 6승 6패로 2위를 지켰죠. 그러나 중위권은 조금 더 예민했습니다. SSG 랜더스는 이 기간 8승 3패 1무로 치고 올라가 6위에서 5위가 됐고 KIA 타이거즈는 6승 8패에 그치며 5위에서 6위로 밀려났죠. NC 다이노스는 4승 9패로 흔들렸지만 3위는 지켰는데요.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8위와 9위가 서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이 흐름을 대표팀 차출 하나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인데요. 당시에는 비로 밀린 잔여 경기와 촘촘한 일정, 기존 부상자, 선발 로테이션 변화, 팀별 컨디션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었습니다. 다만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시기에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는 사실만큼은 각 구단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죠.

이런 가운데 25세 이하 포지션별 후보군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투수부터 살펴보면 미필 자원으로는 김영우(LG), 조동욱, 정우주(이상 한화), 이로운(SSG), 배찬승(삼성), 소형준, 오원석(이상 kt), 김진욱, 최준용(이상 롯데 자이언츠), 정해영, 성영탁(이상 KIA), 김택연, 최민석(이상 두산 베어스), 박정훈, 박준현(이상 키움 히어로즈), 군필은 손승기(LG), 김건우, 조병현(SSG), 박영현(kt) 등이 거론됩니다.
포수 후보군에서는 허인서(한화), 조형우(SSG), 김건희(키움) 등이죠. 내야는 고명준, 정준재(이상 SSG), 김휘집, 김주원(이상 NC), 나승엽(롯데), 이재현, 김영웅(이상 삼성), 김도영(KIA), 박준순(두산) 등이 언급되는데요. 외야는 김지찬(삼성), 안현민(kt), 윤동희(롯데), 문현빈(한화), 박재현(KIA) 등이죠.
와일드카드도 변수인데요. 젊은 대표팀은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지만,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약점이 뚜렷할 수밖에 없죠. 경기 운영 능력이 중요한 포수, 확실한 선발 카드, 수비 안정성이 필요한 자리일수록 고민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서는 다르게 보이는데요. 와일드카드는 대개 팀에서 이미 검증된 선수이기 때문이죠. 젊은 후보군에서 채우기 어려운 자리를 메우기 위해 뽑는 만큼, 해당 선수는 소속팀에서도 핵심 전력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팀의 약점을 메우는 선택이 곧 어느 구단의 9월 공백이 되는 셈이죠.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 만큼 구단별 형평성도 선발 과정의 핵심 변수입니다. 항저우 대회 때 KBO는 특정 팀에 차출이 몰리지 않도록 구단별 최대 3명 선발 원칙을 둔 바 있는데요.

아시안게임 야구가 다른 국제대회보다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바로 ‘병역 혜택’입니다. 야구에서 병역 혜택이 걸린 국제대회는 현실적으로 많지 않은데요.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젊은 선수에게 커리어의 시간을 벌어주는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죠. 병역 문제가 해결되면 선수는 전성기 구간을 끊기지 않고 보낼 수 있고 구단도 장기적으로 핵심 자원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팬심은 단순하지 않은데요. 당장 9월 순위 싸움에서는 주축 선수의 공백이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죠. 그러나 그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병역 문제를 해결한다면, 구단은 장기적으로 핵심 전력을 안정적으로 안고 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시안게임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박수와 걱정이 동시에 따라붙는 배경이죠.
병역 혜택은 기회이지만, 대표팀 책임과도 연결되는데요. KBO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는 국가대표로 참여해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가 해당 대회 이후 5년간 국제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될 경우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혜택을 받은 선수에게 다시 대표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제도 취지상 매우 자연스러운데요. 단순히 병역 혜택만을 위해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죠. 국가대표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았다면, 이후 국가가 다시 부를 때 응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아시안게임 차출은 대표팀과 리그가 동시에 고려돼야 하는 사항인데요. 대표팀은 금메달과 세대교체를 목표로 최적의 전력을 구성해야 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수 개인에게도 태극마크와 병역 혜택이 걸린 중요한 기회인데요.
동시에 리그 막판에는 작은 전력 변화도 크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구단별 차출 인원에 형평성을 둔다고 해도, 빠지는 선수의 역할에 따라 체감 손실은 달라질 수밖에 없죠.
11일 발표되는 24명의 명단은 대표팀 구성표인 동시에 정규시즌 막판 변수가 될까요? 팀의 운명과 국대 선발의 자부심 사이, 박수 뒤 그려지는 걱정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