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15년 만에 코스닥 추월… ‘구천피’ 불장 속 67%는 여전히 청산가치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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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주가순자산비율(PBR)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며 코스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추월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다만 이는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 영향으로, PBR이 1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여전히 코스피 종목의 67%에 달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PBR은 2.69로 코스닥 지수의 PBR(2.34)을 웃돌았다. 지난 5월 코스피 PBR(2.59)이 코스닥(2.45)을 추월한 이후 역전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가 코스닥 PBR을 넘어선 것은 15년 만이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코스피 PBR이 코스닥을 앞지른 시기는 2010년 12월~2011년 1월과 2011년 5월 두 차례뿐이었다. 올해 첫 거래일의 코스피 PBR 역시 1.38로, 코스닥 PBR(2.16)에 훨씬 못 미쳤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PBR이 높아질수록 기업이 보유한 자산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 지수의 PBR이 상승했다는 것은 코스피 기업들이 전보다 자산 대비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역사적으로 코스피 PBR은 코스닥 PBR의 60% 수준에서 유지돼 왔다.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IT·엔터테인먼트 등 자산 규모 대비 미래 가치가 반영되는 성장주들이 포진해 있어, 자산가치보다 주가가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는 급등하고 코스닥은 하락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PBR이 역전했다. 5월 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가 31.26% 상승하며 구천피를 목전에 뒀지만, 코스닥은 12.15% 하락한 1047.42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로도 코스피는 104.95%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13.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지수 밸류에이션 상승은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가 평균치를 끌어올린 결과로, 종목 간 쏠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날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기업 805곳 중 PBR이 1배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543곳으로 전체의 67.4%를 차지했다. 이 중 PBR이 0.5배에도 못 미치는 극단적 저평가 기업도 328곳이나 됐다.

이는 코스피 불장이 본격화되기 전인 1년 전 같은 날과 비교해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수치다. 지난해 6월 4일 기준 코스피 기업 817곳 중 PBR 1배 미만 기업은 575곳이었다.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상장사 3곳 중 2곳은 기업을 당장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는 저PBR 상태에 갇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 변화에 주목하며 추가 상승 여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만 자취안 지수의 PBR(약 3.6배) 등 글로벌 기준과 비교하면 코스피의 전체적인 몸값은 여전히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진단이다.

전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의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9000포인트에서 1만2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을 재평가 요인으로 꼽으며, "코스피 전체 기업의 60% 이상이 여전히 PBR 1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업계 역시 반도체 중심의 실적 사이클이 당분간 증시를 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구조상 반도체 외에 다른 업종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올라 지수 전반의 상승을 견인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반도체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며 지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주도업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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