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 및 정부와 전방위적 협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 공동 개발, 정부 주도 국가과제 수행 등 협력의 형태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타바이러스, 에볼라바이러스 등 감염병 위협이 전 세계적인 보건 안보 이슈로 부각되면서 백신 기업들의 역량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아이진, 삼진제약 등이 최근 백신 개발 및 공급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분주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합작법인 유팝 라이프사이언스(EuPoP Life Sciences)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조나단 박사와 손잡고 이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 참가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 치료 백신 파이프라인을 내세워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공동 개발과 기술이전은 물론, 전략적 투자 유치와 사업 제휴 가능성까지 다각도로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유바이오로직스는 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최종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는 7월과 9월 각각 수령할 예정이다. RSV 백신은 고령층 대상 프리미엄 백신으로 국내외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이며, 대상포진 백신 역시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백신도 전임상 연구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해 올해 3분기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남미 시장에서 성과를 올렸다. 콜롬비아 국영 제약기업인 베콜(VECOL)과 백신 기술이전 및 현지 생산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 완제품 공급이 아닌 현지에 백신 제조 기술을 이식하는 형태로, 향후 중남미 시장 전역으로 진출하는 데 유리한 이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기술이전 대상 품목은 자체 개발한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이며, 다른 제품군으로 협력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국제기구를 통한 공공조달 수주 성과도 올리고 있다. 유니세프로부터 2026년 남반구와 북반구를 아우르는 독감백신 공급자로 지정됐다. 연내 약 64만 도즈의 독감백신을 국가별 접종 일정에 맞춰 차례대로 공급할 예정이다. 기존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 백신을 공급해 왔다.
아이진은 정부와 공조해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연구개발에 나섰다. 질병관리청과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으로부터 ‘한타바이러스 메신저리보핵산(mRNA) 예방백신 개발’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mRNA 예방백신 개발’ 과제 두 건이 동시에 선정됐다. 2년간 총 4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국내 바이오기업 아리바이오랩(옛 차백신연구소)과 백신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아리바이오랩은 자체 면역증강 플랫폼 기술인 ‘엘-팜포(L-pampo)’와 ‘리포-팜(Lipo-pam)’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상포진 예방백신과 B형간염 치료용 및 예방용 백신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파이프라인의 사업화 단계에서 삼진제약의 국내 영업망을 연계하고, 면역증강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백신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백신 기업들은 지속해서 국경과 민관을 아우르는 동맹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의 주기가 짧아지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잦아진 환경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백신 개발 및 생산 역량 확보는 국가적 과제로 꼽히는 만큼, 국내외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속적인 투자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백신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백신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해 약 785억달러(120조422억원)로 추정됐으며, 연평균 약 4%의 성장률을 유지해 2029년 약 949억달러(145조121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