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화관을 결혼식 장소로 선택하는 이색 웨딩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웨딩홀 대신 영화관과 바, 소규모 상영관 등 비전통적 공간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개성을 살리려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영화관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 시러큐스의 랜드마크 극장에서 결혼한 도미니크 오스투니와 빈센트 그레코 부부는 극장 무대 위에서 예식을 진행했다. 하객들은 영화관 좌석에 앉아 결혼식을 지켜봤고 극장 전광판에는 부부의 이름과 결혼 날짜가 새겨졌다. 부부는 무성영화 상영 공간과 빈티지 가구를 활용한 라운지까지 꾸미며 기존 웨딩홀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화관 웨딩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오스투니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웨딩 장소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약 7만5000달러(약 1억원)가 넘는 견적을 받았지만, 극장 대관 비용은 4500달러(약 620만원) 수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영화관 겸 바 '신디케이티드(Syndicated)'에서 결혼한 또 다른 부부는 예식 후 영화 상영과 파티를 진행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카사블랑카', '비포 선라이즈' 등이 상영됐고 행사는 극장 내 카라오케 프로그램으로 마무리됐다.
NYT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정형화된 웨딩홀 대신 자신만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관은 무대와 음향 시설, 좌석 등을 이미 갖추고 있어 별도의 장식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높아지는 결혼 비용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 웨딩 플랫폼 더 낫(The Knot)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결혼 비용은 약 3만3000~3만5000달러(약 4500만~4800만원) 수준이다. 특히 피로연과 주류, 음악 공연, 인건비 등이 전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결혼 비용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월 발표한 결혼 서비스 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식장과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포함한 필수 결혼 서비스 평균 비용은 213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 평균 비용은 3466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예물과 신혼여행 등을 포함한 평균 결혼 비용이 591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예비부부들의 소비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웨딩 촬영용 드레스와 베일, 부케, 액세서리 등을 해외 직구로 구매한 뒤 촬영 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재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의 웨딩드레스 검색량은 2025년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직구 웨딩과 스몰웨딩, 하우스웨딩에 이어 영화관 웨딩까지 등장하는 등 결혼 문화가 다양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