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임단협 시작…‘영업익 30% 성과 공유’ 쟁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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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노사 상견례…6000억 이상 성과배분 요구
노봉법 ‘변수’ 하청 노조도 직접 교섭 길 열려
성과급 갈등, 조선업 하투로 번지나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반도체발(發) 성과급 논쟁이 조선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면서, 업계 전반에 ‘하투(夏鬪)’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 교섭에 돌입한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함께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에 담았다. 조선업계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공식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375억원이다. 노조 측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단순 계산하면 6000억원 이상의 재원이 성과 배분에 사용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불거진 성과 배분 논쟁이 수년 만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계로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을 기준으로 책정됐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전을 기준으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기본급의 평균 638%, HD현대미포 직원들은 559%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 배분 방식이 현실적으로 수용되기 어렵다고 본다. 조선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국내 조선사들은 글로벌 발주 감소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한 장기 불황으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겪었다. 호황 국면에 접어든 현재도 인건비와 원자재비 비중이 높아 반도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률은 10%대에 그친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이후 하청 노조와의 직접 교섭 길이 열린 점도 변수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3월 사내하청 노조의 단체 교섭 요구를 수용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청 노조 역시 원청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난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요구안이 다른 조선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이달 중 상견례를 진행하고 교섭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조선업계 전반의 ‘하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으로 이어져 호황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선업계 숙련 인력 확보와 처우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와 친환경 선박 등의 투자도 지속해야 하는 만큼 노사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과거와 달리 호황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며 “영업이익을 성과급과 연동할 경우 적자가 났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고, 미래 투자 재원도 필요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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