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자사주 성과급’ 갈등 격화…통합노조 출범 움직임

기사 듣기
00:00 / 00:00

임단협 5차 교섭에도 입장차 여전
장기화 땐 하반기 HBM4 증산 부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의 자사주 지급 방안을 놓고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기존 노조의 협상력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별도의 통합노조 설립까지 추진하면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새로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SK하이닉스가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산 계획을 밝힌 가운데, 노사 갈등이 현장으로 번질 경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최근 통합노조 설립 준비 모임을 구성하고 정식 출범 절차에 착수했다. 5일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통합노조대기방’에는 닷새 만에 약 4000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말 전체 직원 3만4466명의 11.6%에 해당하는 규모다.

통합노조 준비위원회는 8일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는 독립노조 형태로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SK하이닉스에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이천·청주 전임직 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새 노조 설립 움직임은 기존 노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을 놓고 다섯 차례 본교섭을 진행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시작됐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이다.

사측은 개인별 PS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적 개선으로 성과급 규모가 급증한 만큼 현금 유출을 줄이고 설비투자와 주주환원 등에 필요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취지다. 임직원이 주식을 보유하도록 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의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판단도 담겼다.

노조는 지난해 마련한 합의를 1년 만에 다시 변경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개인별 PS의 80%를 해당 연도에 지급한 뒤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현금으로 지급하는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노조는 자사주 지급 방식이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과 세금 부담을 직원에게 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협상 과정에서 ‘적자 발생 시 임금 조정’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내부 반발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노조가 설립된다 할지라도 올해 임단협 참여 가능성은 두고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측은 통합노조 설립 움직임과 관련해 “노조 설립신청서 제출에 대해 현재까지 회사에 공식적으로 안내되거나 확인된 바가 없으며 사실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사 대치가 장기화하면 하반기 HBM4 생산 확대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고 하반기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까지 생산 차질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단체행동이 제조 현장으로 확대될 경우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대한 공급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