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생존 전략"…고강도 수작업 줄이고 '로봇 매니저' 육성
하반기 'M.AX 특별법' 추진…민간 주도 자생적 생태계 구축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부 수장인 김정관 장관의 재임 기간은 한국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시기로 평가받는다. 김 장관은 단순한 규제 및 지원 중심의 '산업정책'을 넘어 기술과 현장, 통상과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산업책략'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 중심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핵심 동력은 단연 '제조 AI 대전환(M.AX)'이다.
31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최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하반기 우리 경제를 이끌 핵심 축으로 '맥스(M.AX)'를 꼽았다.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가상공간을 넘어 '현실 제조공장'에 AI를 이식해 글로벌 AI 전쟁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하반기에 더욱 구체화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구상의 첫 단추는 '산업 생태계의 결집'이었다. 치열한 AI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업의 단발성 투자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꿰뚫어 본 김 장관은 지난해 9월 제조기업, AI 전문기업, 학계, 연구기관이 모두 참여하는 연합체인 'M.AX 얼라이언스'를 전격 출범시켰다. 업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범 당시 1000여 개였던 참여 기업·기관은 불과 8개월 만에 50%가량 급증해 현재 1500여 개로 늘어나며 대규모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로 진화했다.
산업부는 이를 구심점 삼아 반도체, 조선 등 12대 주력 업종에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팩토리'를 올 연말까지 200개 이상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한 현장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30%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가전, 로봇, 자동차 등 수요 업계와 반도체 업계가 손잡고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밀착 협력하고 세계적 수준의 액추에이터와 로봇손 등 휴머노이드 양산을 위한 핵심 부품 개발 및 현장 실증도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김 장관은 올해 2월 지역 제조 현장의 AX를 밀착 지원하기 위해 '산단AX 분과'를 신설했다. 이로써 공정 분야 3개(AI 팩토리·서비스·유통물류)와 제조 상품 분야 7개(미래차·가전·로봇·방산·바이오·선박·AI 반도체)에 지역을 더한 총 11개 분과의 'M.AX 베스트 11' 진용이 완벽하게 갖춰졌다.
김 장관은 이를 축구 국가대표팀에 비유했다. 스트라이커인 반도체가 골을 넣으면, 미드필더인 지역과 M.AX가 든든하게 허리를 받쳐줘야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주목할 점은 M.AX의 영토가 반도체나 조선 등 거대 주력 산업에만 머물지 않고 국민 생활 밀접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 공정에 AI와 로봇을 접목한 '국민체감형 AI 팩토리' 사례가 대표적이다. 안동소주 양조장의 발효조 교반 작업, 장충동왕족발의 불량육 선별 공정 등 사람이 기피하거나 24시간 매달려야 했던 제조·서비스 현장 곳곳에 AI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김 장관은 이를 '점선면 전략'으로 설명한다. 성심당이나 양조장 같은 개별 성공 사례(점)들이 자발적으로 늘어나면, 이것이 사슬(선)을 이루고 결국 대한민국 산업 전반(면)의 대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다.
AI 기술 도입에 따른 현장의 가장 큰 장벽인 '고용 불안'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명확한 철학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 한국 제조업의 가장 큰 위기는 인구 감소로 인해 고령층 숙련공들의 기술(암묵지)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는 것"이라며 "AI 도입은 사람을 자르는 기술이 아니라 제조업의 생존 전략"이라고 역설했다.
청년들이 기피하는 고강도 수작업을 AI와 로봇이 대신해 주면 노동자들은 재교육을 통해 로봇을 제어하는 고부가가치 '로봇 매니저'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창원 산단 등의 'M.AX 아카데미'와 직접 현장을 찾는 'M.AX 카라반'을 통해 인력 재배치와 전환 교육을 전폭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방침이다.
취임 2년 차를 맞이하는 김 장관의 시선은 이제 '제도화'로 향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도록 판을 짜겠다는 취지다. 산업부는 가칭 'M.AX 특별법' 제정과 함께 ‘제조 AI 2030 전략’ 수립을 하반기에 본격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제조 데이터를 본격 수집·활용할 수 있는 '제조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과 '제조 암묵지 AI 솔루션 개발'도 본격 추진하며 K-제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실히 굳힐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