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이후 맞춤형 세정 목표…과세정보 보호·오답 방지가 관건

국세청의 인공지능(AI) 전환이 단순 상담 자동화를 넘어 납세자별 신고 안내와 세무 컨설팅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4년 AI 국세상담, 올해 생성형 AI 챗봇 시범 운영으로 상담 인프라를 넓힌 국세청은 이제 개인 과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세정 서비스로 방향을 잡고 있다. 다만 세금 정보는 오류 한 번이 신고 착오와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술보다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국세청은 서울대학교 AI연구원과 29일 국세행정 AI 활용 및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세행정 AI 대전환의 기술적·정책적 기반을 외부 연구역량과 결합하기 위한 조치다. 국세청은 올해 초 정보화관리관실 안에 7개팀 31명 규모의 AI혁신담당관실을 꾸리고 AI 서비스 기획·개발·검증, 데이터 품질관리 업무를 맡겼다. 6월까지 국세행정 AI 종합 로드맵을 마련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세청의 AI 활용은 이미 상담 영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는 정부기관 최초로 AI 국세상담을 도입해 상담률 98%를 기록했다. 올해는 생성형 AI 챗봇을 종합소득세와 근로·자녀장려금 분야까지 넓혀 홈택스와 모바일 홈택스에서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기존 부가가치세·연말정산 중심이던 AI 상담을 수요가 몰리는 신고·신청 분야로 확대한 것이다.

다음 단계는 ‘AI 세금컨설턴트’다. 국세청은 2027년 이후 납세자 정보에 기반한 AI 세금컨설턴트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무 신고서 작성과 세무 컨설팅 등 개인별 맞춤형 AI 서비스를 추진하려면 납세자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AI 시스템을 어떻게 연결할지, 답변 근거를 어떻게 제시할지, 민감한 과세정보를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서울대 AI연구원과의 협력도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 양 기관은 국세행정 AI 도입 전략과 기술 활용 방안에 대한 자문,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운영정책 및 관리·감독 체계 공동연구, AI 과제 개발과 데이터 분석 중심의 실습 교육을 추진한다.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놓는 환각현상을 줄이기 위한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납세자가 이해하기 쉬운 답변을 구현하기 위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활용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내부 인재 양성도 병행된다. 국세청은 현재 기초, 심화, 마스터로 이어지는 단계별 교육과정으로 AI 활용 인력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는 서울대 AI연구원 등과 함께 소규모 팀 단위의 프로젝트형 교육을 새로 추진한다. 직원들이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데이터를 구조화한 뒤 시범과제로 구현해보는 방식으로, 내년도 AI 과제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가 최고 수준의 AI 연구역량을 갖춘 서울대학교 AI연구원과의 협력은 국세행정 AI 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세행정은 납세자 권리보호와 공정한 과세가 중요한 분야인 만큼, 기술적 성능뿐만 아니라 공정성·안전성·책임성·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국세행정 AI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은 “국세청이 AI 기술을 활용하여 국민 모두의 편익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우리 대학의 축적된 AI 연구역량과 학술적 자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협력이 실제 세정 서비스로 이어지려면 기술 개발 못지않게 안전장치 설계가 중요하다. AI가 납세자 정보를 바탕으로 신고서 작성과 세무 컨설팅까지 맡게 되면 답변 오류가 곧 신고 착오나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대 AI연구원과 AI 교육, 공동연구, 정기 자문회의를 이어가며 정보보안, 개인정보 보호, 환각현상 방지 등 세부 과제를 검토하고 국세행정 AI 활용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