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외신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본선 전망을 신중하게 평가했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명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 포함됐지만, 외신은 포메이션 완성도와 윙백 자원, 핵심 선수들의 최근 경기력을 한국의 변수로 꼽았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한국 월드컵 2026 팀 가이드’에서 “포메이션과 핵심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의문으로 한국의 토너먼트 진출 기대는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도는 가디언이 본선 진출 48개국의 주요 언론사와 협력해 운영하는 ‘2026 월드컵 전문가 네트워크’의 일부다. 한국 프리뷰는 서형욱 축구 해설위원이 작성했다.

가디언이 가장 먼저 짚은 대목은 전술 변화다. 가디언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예선 기간 내내 포백을 고수했다”며 “한국이 본선행을 확정한 뒤 치른 최종전 후반에야 스리백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선 진출이라는 큰 과제가 끝난 뒤에야 등장한 이 전술 변화는 한국이 3-4-3 전형으로 대회를 시작할 경우 준비 시간과 조직력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스리백 전환의 핵심은 측면 운용이다. 가디언은 “이 전형의 문제 중 하나는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낼 수 있는 윙백이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어디에서 뛸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출생 혼혈 선수로,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가디언은 “카스트로프는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라며 “이 점은 그를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의 핵심 변수로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도 최종 명단 발표 당시 멀티 능력을 선수 선발 기준으로 들었다. 홍 감독은 16일(한국시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빌딩 웨스트 온마당에서 열린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멀티 능력”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최근 홍 감독이 KBS 인터뷰에서 전술 불안을 낮추려 했다고도 전했다. 홍 감독은 이 인터뷰에서 “한 가지 전술 접근법에만 의존하기는 어렵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며 “첫 경기 뒤 약 6일의 간격이 있기 때문에 다음 상대의 전력을 평가하고, 경기 접근 방식을 달리하기 위해 포메이션을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포메이션 문제와 함께 대표팀 중심축의 상태도 불안 요소로 봤다. 가디언은 “불안 요소는 대표팀의 중심축 상태에서도 나온다”며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핵심 선수들은 부상, 들쑥날쑥한 소속팀 경기력, 벤치 대기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 미드필드에 대해서는 더 직접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가디언은 “상황은 중앙 미드필드에서 특히 심각하다”며 “여러 후보가 잇따른 부상으로 빠졌다”고 전했다. 이어 “황인범도 반복된 몸 상태 문제로 시즌 대부분 동안 리듬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봤다.
황인범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3월 발목 부상으로 약 두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황인범은 “바로 팀 훈련을 같이 할 수 있는 상태”라며 “걱정할 만한 몸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경기 감각은 경기를 뛰면서 올려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황인범은 대표팀이 준비하는 스리백 전술에 대해서도 “중앙에서 해야 할 역할은 어떤 포메이션이든 비슷하다”면서도 “스리백에서는 뒤에 수비수가 더 배치되는 만큼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이 지적한 포메이션 변화와 중원 조합 문제가 대표팀 내부에서도 점검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흥민의 최근 득점 흐름도 관심 대상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전반기를 13경기 9도움으로 득점 없이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LAFC 기자회견에서 “골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 내가 가진 능력이 어디 도망가는 게 아니다”라며 “팀이 좋은 결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손흥민을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손흥민만큼 보편적으로 사랑받은 인물은 많지 않다”고 소개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부트(득점왕) 수상, 유로파리그(UEL) 우승팀 주장 등 그의 성취는 한 세대를 대표하는 재능의 기록”이라고 했다. 다만 “한국은 손흥민이 최근 LAFC에서 겪은 어려움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맞붙는다. 6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르고, 1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공동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한다. 이어 25일에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을 치른다.
가디언은 한국이 예선에서 강했다는 점도 함께 다뤘다. 가디언은 “한국은 예선에서 강했다”며 “16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고, 2차 조별 예선에서 요르단을 승점 6점 차로 앞섰다”고 전했다. 조별리그 상대가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인 만큼 조별리그 통과 기대도 있다고 봤다.
다만 가디언은 홍명보호를 둘러싼 국내 여론을 부정적 배경으로 제시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칭찬받을 만한 축구로 기억됐다”며 “우루과이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고, 포르투갈전에서는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토너먼트에 진출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한국 축구가 행정 혼란을 겪었다고 봤다.
가디언은 “대한축구협회장의 선택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됐지만, 독일 출신 감독의 임기는 1년도 채 가지 못한 채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후임으로 온 홍명보 감독도 선수 선발 논란이 몰아치는 가운데 출발했다”고 했다.
홍 감독에 대해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언론과 대중의 지지라는 중요한 동력을 충분히 얻지 못한 상태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고 봤다. 가디언은 홍 감독이 2014년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당시 한국이 승리 없이 대회를 마쳤다는 점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