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ESG 보고서 작성 넘어 지속가능성은 투자·생존 문제”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착한 경영’에서 ‘검증 경쟁’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사회공헌이나 평판 관리가 아닌 투자와 공급망,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전문가들은 “이제 ESG는 보고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전략포럼(GSSF)’에서는 ‘의무화 시대, 먼저 읽는 지속가능경영의 변화’를 주제로 자연자본과 금융, 지속가능성 공시와 검증 체계 등이 논의됐다. 학계와 기업, 금융권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포럼은 ESG를 ‘학습–실행–검증’ 체계로 전환하는 연중 플랫폼 성격으로 마련됐다.
정운찬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전략포럼 대회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속가능경영은 멀리 있는 이상이 아니라 지금 기업의 의사결정 안에 들어와야 하는 현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보고가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이며 선언보다 검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에 나선 자크 플리스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는 “생태계 훼손은 단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재무적·전략적 리스크”라며 지속가능금융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월터 반 하툼 주한 유럽연합(EU)대표부 공사참사관도 “탄소중립과 지속가능성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지될 핵심 방향”이라며 자동차와 배터리, 전자업계의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별세션 발표를 맡은 전문가들은 생물다양성과 자연 리스크가 기업 가치와 금융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했다.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의 타제슈와르 고얄 아시아태평양(APAC) 담당은 “반도체 제조도 막대한 초순수 사용에 의존한다”며 한국 핵심 산업이 물과 원자재, 생태계 서비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연자본 공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태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무는 자연 리스크가 기업을 넘어 금융기관 투자 판단과 포트폴리오 건전성에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송영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자연자본 공시를 단순 보고서 작성 수준을 넘어 경영 전략과 투자 판단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수 김·장 ESG경영연구소장은 글로벌 검증시장 변화와 국내 제도화 방향을 소개했고, 유창우 LG CNS 총괄은 ESG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기후변화와 자연 훼손은 더 이상 환경 이슈가 아니라 금융 리스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자연 리스크를 금융의 핵심 의제로 인식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