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랠리 속 실물 한파…어음부도율 넉달새 6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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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어음부도율 0.24%…전월 대비 두 배 상승
법인파산 1분기 580건…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고금리·내수 침체 장기화에 기업 현금흐름 악화

▲(사진=AI 생성)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 사정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자산시장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고금리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유동성 압박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기업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어음부도율도 올 들어 5배 가까이 치솟으며 실물경제의 온도 차를 보여주고 있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전국 어음부도율(금액 기준)은 0.24%로 집계됐다. 전월(0.12%)에서 한 달 만에 두 배로 뛰었고 지난해 12월 저점(0.04%)과 비교하면 넉 달 새 6배 치솟았다.

상승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전국 어음부도율은 올해 1월 0.05%에서 2월 0.08%, 3월 0.12%로 오른 데 이어 4월에는 0.2%대를 넘어섰다. 부도율이 0.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0.25%) 이후 7개월 만이다.

어음부도율 상승은 기업 현장의 현금흐름 악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제때 결제되지 못하는 어음이 늘었다는 것은 단기 자금 사정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의미다. 매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인건비·임차료·이자비용 부담이 누적된 결과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쌓인 대출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금리 부담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매출은 늘지 않는데 고정비 지출만 이어지면서 현금흐름이 취약한 사업자부터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이에 법원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법인파산은 5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법인회생 신청도 513건으로 9.9% 늘었다. 회생보다 파산 신청이 많다는 것은 구조조정으로 버텨보기도 전에 곧바로 문을 닫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온도 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증시 반등으로 투자심리는 살아나고 있지만 그 온기가 서민과 중소기업으로 충분히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이 일부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내수 부진과 비용 부담에 노출된 취약 차주에게는 체감하기 어려운 회복이라는 지적이다.

어음부도율 급등은 금융권 건전성에도 부담 요인이다.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유동성 압박이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증가로 번지면 은행권 충당금 부담도 커진다. 취약 차주 지원과 기업금융 확대를 동시에 요구받는 금융권으로서는 한계기업 부실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현금흐름 악화가 연체율과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취약 차주에 대한 건전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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