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디지털자산 제도화 속도…금융권·거래소 접점 확대
비탈릭 “이더리움재단은 중심 아니다”…탈중앙화 가치 재강조

블록체인과 기존 금융 인프라의 접점이 빠르게 넓어지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자산 규율체계 마련과 토큰증권 제도화, 금융권의 생태계 진입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탈중앙화와 검열 저항성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27일 디파이 통계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226억달러(485조원)으로 집계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를 넘어 결제, 송금, 정산 인프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며 블록체인과 기존 금융의 접점을 키우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과 제도권 금융의 접점은 확대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의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토큰증권 또한 법안 통과 이후 하위법규와 가이드라인 정비 단계에 들어섰다.
국무조정실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국정과제 추진실적 자료에서도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이 48번 과제로 제시됐다. 해당 과제에는 △디지털 자산 규율체계 마련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신속 마련 △디지털 자산 관련 상품 제도화 △블록체인산업 지원 강화 등이 담겼다.
금융권과 디지털 자산 거래소 간 지분 투자와 사업 협력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을 각각 취득하기로 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코빗 지분 92.06%를 약 1335억원에 취득하기로 공시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코인원, 고팍스도 업무협약(MOU) 등으로 제도권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업자는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더리움재단(EF)의 역할과 이더리움의 방향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더리움재단이 생태계 전체를 총괄하는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구성 주체 중 하나로 인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 인프라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도 검열 저항성과 탈중앙화라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풀이된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이 단순한 처리 속도 경쟁보다 기술적 안정성과 검열 저항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봤다. 향후 기술 우선순위로는 인공지능(AI) 기반 검증을 통한 버그 최소화, 합의 메커니즘 안정성 강화, 중개자 의존도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초당 거래처리속도(TPS)나 처리 속도만을 높이는 경쟁보다 탈중앙화 네트워크로서의 신뢰성을 우선하겠다는 방향성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기존 금융 인프라와 가까워지는 블록체인 시장 속에서 이더리움이 본연의 탈중앙화 가치를 재강조한 행보로 해석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블록체인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면서 탈중앙화의 중앙화가 이뤄지는 해”라며 “현시점에서 이더리움은 기존 금융 인프라에 친화적인 속도와 같은 기술적인 강점보다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본연의 가치를 좇는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나치게 기존 금융과 닮은 블록체인은 결국 내재적인 강점을 잃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핵심은 시장이 중앙화된 효율성의 한계를 마주하는 시점으로, 이더리움의 현재 행보는 그 시점이 도래했을 때 빛을 발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