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에 없는 레버리지·RWA·디파이 쏠림

가상자산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투자자들의 스테이블코인은 매달 수천억원씩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거래할 수 없는 고위험 파생상품과 실물연계자산(RWA), 탈중앙화금융(DeFi) 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위한 자금 이동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보호와 외환 관리 체계에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해외 거래소로 출고된 스테이블코인은 2조762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규모는 2조2022억원으로 순유출액은 5603억원에 달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 연속 해외 출고액이 입고액을 웃돌았다. 월별 순유출 규모는 적게는 4000억~5000억원, 많게는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해외 자금 유출이 사실상 상시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규모는 해외 주식 투자 자금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은 약 7220억원으로, 같은 달 스테이블코인 순유출액은 이의 77.6%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초만 해도 스테이블코인 순유출 규모는 해외 주식 순매수액의 20% 안팎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해외 주식이 오히려 1조6185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1조6872억원이 순유출되며 자금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시장에서는 해외 거래소의 상품 경쟁력이 이러한 흐름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가상자산 선물과 초고배율 레버리지 상품은 물론,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현·선물 상품까지 잇달아 출시되면서 국내 투자자 유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달러 기반 RWA 투자, DeFi, 스테이킹 등 국내에서 이용하기 어려운 서비스 수요 역시 해외 거래소로 향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러한 자금 이동이 국내 감독망 밖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초고위험 파생상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반면, 사고 발생 시 국내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기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해외 자금 이동이 확대될수록 투자자 보호와 외환 관리 측면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국내에서 해외로의 스테이블코인 이동이 확산하면서 자금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의 고위험 상품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며 "정부가 투자자 보호 체계와 관리 제도를 전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