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관계사 큐레보, 글로벌 제약사 시총 1위 릴리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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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철 대표 “백신 투자 가치 인정받아…전략적 투자 지속 확대”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GC녹십자)

GC녹십자가 미국 관계사 큐레보 백신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앤드컴퍼니에 매각한다. 국내 제약사가 미국 현지에 백신 개발사를 설립해 글로벌 임상 개발을 진행한 뒤 빅파마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GC녹십자는 27일 공시를 통해 큐레보의 발행 주식 전량인 2107만5336주를 4599억원(3억392만달러)에 릴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릴리는 큐레보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며 큐레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amezosvatein·프로젝트명 CRV-101)’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 규모는 최대 15억달러(2조2582억원)다. 거래 종결 시 계약금 2억261만달러(3066억원)이 지급되며 향후 상업화 과정에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추가 마일스톤도 유입된다. GC녹십자는 현재 보유한 큐레보 지분 20.3%에 비례한 계약금을 수령하게 되며 관련 수익은 향후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글로벌 백신 시장 진출을 위해 2017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백신 개발사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아메조스바테인은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GSK의 ‘싱그릭스(Shingrix)’ 대비 내약성 개선 가능성을 앞세워 개발돼 왔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아메조스바테인은 글로벌 임상 2상에서 싱그릭스와 직접 비교 임상을 진행해 비열등한 면역원성과 우수한 내약성을 입증했다. 기존 대상포진 백신은 일부 접종자에서 발열·근육통·피로감 등 전신 반응이 강하게 나타나 2차 접종 기피 사례가 발생해왔는데 큐레보는 자체 합성 면역증강제를 적용해 이를 개선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큐레보는 지난해 유럽 벤처캐피털 메디치 등이 참여한 시리즈B 투자에서 약 1억1000만달러(1656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거래는 단순 지분 매각이 아닌 중장기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큐레보 지분 매각 대금 △향후 잠재적 마일스톤 분배금 △위탁생산(CMO) 매출 △매출 기반 로열티 등을 통해 다각화된 중장기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프리미엄 백신, 혁신 희귀의약품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단순 투자 회수를 넘어 잠재적인 향후 사업들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차별화된 자산 개발과 전략적 투자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사업화 역량이 한 단계 진화한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기술수출 중심이던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최근 현지 법인 설립, 글로벌 임상, 해외 투자 유치, 빅파마 M&A까지 확장되고 있다.

한편 릴리는 최근 비만치료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흥행으로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큐레보 외에도 백신 개발사 림마테크와 백신 컴퍼니 인수를 추진하며 총 38억3000만달러(5조7660억원) 규모의 백신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릴리가 기존 ‘질병 치료’ 중심 전략에서 예방 백신 영역까지 사업 축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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