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개인사업자 대출 460조 역대 최고...업종별 차등적용 필수"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 2차 전원회의가 26일 열린 가운데 초반부터 노동계와 경영계가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노동계는 고물가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과 양극화를 지적하며 '대폭 인상 및 적용 대상 확대'를 촉구한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줄폐업' 등 지불능력 한계를 내세워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하게 요구했다.
최임위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사용자(경영계) 위원들은 본격적인 심의에서 앞서 내수 침체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론을 제기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 대표(한국경영자총협회)는 "반도체 등 수출은 양호하지만 최저임금 영향이 큰 내수 민감 업종(숙박·음식점업)의 1분기 생산은 1.3%나 감소했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460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여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1만2000원을 상회한다"며 "현재 수준을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 업종부터라도 업종별 구분(차등) 적용이 반드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압박했다.
양옥석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사상 최대 폐업 통계를 근거로 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은 "작년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공제 폐업 공제금이 1조4850억원으로 5년 만에 64% 폭증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인건비 부담에 가족들끼리 동원돼 심폐소생술로 연명하는 사업주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하위 계층으로 전락했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인 만큼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심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근로자(노동계) 위원들은 물가 폭등 속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존권 위기와 극심해지는 사회적 양극화를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류기섭 근로자위원 대표(한국노총)는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고 대기업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지만, 최근 5년간 실질 최저임금 인상률은 0.1%에 그치며 저임금 노동자들은 실질임금 삭감으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의 가치가 자산의 가치보다 평가절하되는 현실 속에서 최저임금위는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며 분명한 인상 효과 제시를 요구했다.
또한 "특수고용직, 플랫폼, 프리랜서 등 도급 노동자들에게도 최저임금 보호 범위가 포괄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적용 대상의 확대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미선 근로자위원(민주노총)은 정부와 최임위가 비임금 노동자(도급 노동자) 실태 조사 결과 발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강하게 유감을 표했다.
이 위원은 "대기업 성과급만 말할 뿐, 밥 한 끼 사먹기 망설여지는 최저임금 노동자와 목숨을 걸고 달리는 배달 라이더의 불안한 삶은 외면받고 있다"며 "월 실수령액 2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처절한 현실을 봐야 한다. 올해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을 지키는 정의로운 인상과 모든 노동자 전면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사의 이 같은 팽팽한 입장차에 대해 성재민 공익위원 대표는 "노동자의 생계 부담과 영세 사업주의 경영 부담이 함께 커지는 상황"이라며 "어느 한쪽 주장에 치우치기보다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 근거 위에서 책임 있는 심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인상률과 업종별 차등적용, 플랫폼 노동자 적용 확대를 두고 노사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을 치고 있어 향후 심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