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올해 2.5% 경제 성장⋯반도체 앞세워 사상 첫 수출 9000억불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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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2.2%·설비투자 2.9% 기지개… 중동발 유가 불안·고환율은 여전히 뇌관
산업연구원장 "中 맹추격 대비해 피지컬 AI·초전도 등 생산적 부문에 재투자해야"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따른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의 강력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2.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30% 넘게 급증하며 사상 최초로 9000억달러 시대를 열고, 무역수지 역시 2000억달러를 웃도는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과 이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은 하반기 경제 하방 요인으로 지목됐으며,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이른바 '착시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7일 산업연구원(KIET)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료제공=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연간 2.5%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상향 조정한 전망치(2.5%)와 동일한 수준으로, 한국은행과 정부의 전망치(2.0%)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1.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7%) 등 주요 기관의 수치를 모두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연초 예상치 못했던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와 글로벌 AI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중심의 투자 및 수출 강세가 경제 전반의 성장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전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폭발적인 수출 성장세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통관 기준 수출액이 연간 사상 최고치(7093억 달러)를 찍은 작년 대비 30.3%나 급증한 924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수출 호조의 일등 공신이었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발과 정보통신기기 중심의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꺾이지 않고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관측이다.

다만 올해 수출 급증세는 수출 물량의 확대보다는 단가 상승에 크게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단가는 전년 대비 400~800% 폭등한 반면, 실제 수출 금액 증가율은 200% 수준"이라며 "이번 실적 호조는 물량보다는 가격 상승 효과가 절대적으로 컸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7054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무역수지는 무려 2190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낼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내수 시장은 그간의 침체를 딛고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증가와 고용 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2.9% 증가)와 건설투자(0.9% 증가) 역시 반도체 실적 호조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등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이 같은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경제 성장을 제약할 대내외 위험 요인이 여전히 잠재해 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경제를 관통할 주요 변수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환율'을 꼽았다. 보고서는 올해 국제 유가 전제 조건으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평균 92.1달러를, 원·달러 환율은 1461.0원 내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산업 쏠림 현상도 우리 경제의 취약점으로 꼽혔다.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ICT)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의 올해 수출 증가율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경제 성장이 사실상 반도체 등 IT 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수출 금액 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고무적이나 AI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가 확인된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은 한층 매섭게 전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단가 상승 효과로 벌어들인 이른바 '횡재 수익'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인 자산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면서 "이 자금이 피지컬 AI 선도 분야나 그래핀·초전도 등 차세대 첨단 소재 연구와 같이 미래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부문으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정교한 산업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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