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즉위 후 첫 회칙서 AI 경고…“바벨탑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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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장해제 필요”
앤스로픽 공동 창업자도 배석

▲레오 14세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된 성령강림절 미사 후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바티칸/AP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을 바벨탑에 비유하며 AI가 인간을 지배할 것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면서 막대한 디지털 권력이 소수 빅테크·민간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교황청 시노드 강당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을 직접 발표했다.

회칙은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와 주교들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다. 다른 교황 문헌인 교황 교서ㆍ권고ㆍ담화ㆍ연설ㆍ강론 등과 비교해 가장 구속력이 강하다.

WSJ은 “회칙은 레오 교황 재임 기간의 방향성을 규정할 문서로 평가받는다”면서 “급속히 발전하는 신기술 속에서 문명의 미래를 둘러싸고 실리콘밸리 경영진과 인류 전체에 날카로운 경고를 보내는 내용”이라고 풀이했다.

교황은 이번 회칙의 가장 중요한 표현으로 ‘AI 무장해제’를 꼽았다. 교황은 “AI는 무장 해제돼야 하며, 그것을 지배·배제ㆍ죽음의 도구로 만든 논리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면서 “AI는 모두와 공동선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AI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인간을 지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레오 교황은 인류가 마주한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 성경 속 두 가지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핵심적인 선택은 기술에 대해 ‘찬성’이냐 ‘반대’냐가 아니라, 바벨탑을 건설할 것인가 아니면 예루살렘을 재건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비유했다.

교황의 설명에 따르면 성경 속 바벨탑은 자부심ㆍ이윤ㆍ획일화를 향한 추진력에 의해 결정이 내려지는 위계적이고 과시적인 거대 프로젝트를 상징한다. 반면 예루살렘 재건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무너진 성벽을 복구하고 그 안에서 형제애적 공존을 구축한 사례다.

회칙 발표 자리에서 레오 교황은 AI 기업 앤스로픽의 공동창업자이자 안전성 연구자인 크리스토퍼 올라와 함께했다. 앤스로픽은 AI 안전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는 입지를 구축해 왔다.

이 회사는 AI 산업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으며, 빠른 사업 성장과 함께 AI 안전성과 국가안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올라의 참석이 특정 기업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업계 전체와의 대화를 장려하기 위한 제스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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