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구 1000원 할인·납품단가 인하 병행…수입 신선란 추가 확보도 추진
계란값이 다시 장바구니 물가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지난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산란계 110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되면서 생산 기반이 흔들렸고, 계란 생산량이 회복되는 7월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할인 지원과 수입란 공급, 농협 계통 납품단가 인하를 병행하고 있지만 공급 정상화 전까지 소비자 체감 부담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지난겨울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1134만 마리에 달한다. 이 여파로 5월 현재 하루 평균 계란 생산량은 4579만 개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줄었다.
산지 가격도 밀려 올라갔다. 5월 중순 XL(기존 특란) 30구 산지 가격은 5921원으로 1년 전보다 8.8% 올랐다. 산지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매가격에 반영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전국 계란 특란 30구 평균 소비자가격은 7477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가격이 7500원 턱밑까지 오른 셈이다.
이번 계란값 불안은 단기 수요 증가보다 공급 충격의 성격이 짙다. 산란계는 살처분 이후 곧바로 생산이 회복되지 않는다. 병아리 입식과 산란 개시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AI가 잦아든 뒤에도 생산 공백이 일정 기간 가격에 남는다. KREI도 5~6월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가량 줄고, 7월부터 공급 부족 폭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대책은 크게 세 갈래다. 우선 소비자가 많이 찾는 30구 일반란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을 이어간다. 유통업체를 통해 계란 30구 가격을 1000원 낮추는 농축산물 할인지원사업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10구나 프리미엄 인증란보다 30구 제품에 정책을 집중하는 것은 한정된 예산으로 체감 효과를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계통 출하 물량에는 납품단가 인하가 붙는다. 한국양계농협, 대전충남양계농협, 포천축협 등 양계 관련 농협이 하나로마트에 공급하는 계란에 대해 5월 20일부터 6월 23일까지 주 2회 납품단가 인하 사업을 추진한다. 산지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가격으로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줄이려는 조치다.
수입란도 가격 방어 수단으로 다시 투입되고 있다. 정부가 13일 밝힌 미국산과 태국산 신선란 추가 수입 물량은 448만 개다. 이 가운데 미국산 신선란 224만 개는 18일부터 홈플러스와 GS더프레시, 지역 중소마트 등에서 30구당 5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입 신선란 규모는 1000만 개를 넘는 수준으로 커졌다.
다만 수입란과 할인 지원만으로 가격 흐름을 완전히 꺾기는 쉽지 않다. 국내 계란 시장은 신선도와 국산 선호가 강하고, 수입란은 물량 자체가 국내 하루 생산량과 비교하면 제한적이다. 결국 가격 안정의 핵심은 국내 산란계 사육 마릿수와 생산량 회복에 달려 있다.
이날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한국양계농협 계란유통센터를 찾아 계란 수급 상황과 납품단가 인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김 차관은 “정부는 계란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해 할인지원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계란 공급량 확대를 위해 계란 가공품 할당관세 물량과 기간을 확대하고, 부족한 신선란을 추가 수입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 관계자들에게 “계란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자체 추가 할인 등을 통해 국민이 일상 소비하는 계란에 대한 체감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