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 경쟁, 보유량보다 운용 역량·자본시장 활용 능력으로 이동

국내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을 재무 전략 자산으로 편입하는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모델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DAT는 기업이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재무자산으로 보유·운용하는 전략으로, 최근에는 단순 보유를 넘어 채굴, 인프라, 운용 전략 등 기존 사업과 결합하는 형태로 확장된다.
24일 비트코인 정보 사이트 비트코인트레저리넷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378개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 비트플래닛은 300비트코인을 보유해 국내 상장사 중 비트코인 보유량 2위에 올랐다.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 재무전략을 단순 보유 목적의 독립 사업이 아니라, 비트코인 채굴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유통 등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장기 전략자산으로 축적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22일에는 백년가게협동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 전용 결제·매장운영 통합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결제 인프라 사업 확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200비트코인을 보유한 파라택시스코리아는 운용 고도화에 방점을 찍었다. 파라택시스코리아는 분기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매입·보유하고, 자체 채굴 인프라를 통해 매월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보유 비트코인을 활용한 다양한 운용 전략으로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회사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디지털 자산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기관형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 모델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DAT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 보유량에서 운용 능력과 자본시장 활용 역량으로 이동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비트코인 DAT는 크게 채굴 기반 현금흐름형과 금융공학 기반 축적형으로 나뉜다. 채굴 기반 DAT는 비트코인 채굴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전력·냉각·컴퓨팅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나 고성능컴퓨팅(HPC) 사업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금융공학 기반 DAT는 자본시장을 활용해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스트래티지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더리움 DAT는 비트코인 DAT와 다른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비트코인에는 프로토콜 차원의 기본 수익률이 없지만,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DAT는 보유 자산을 묶어두는 데 그치지 않고 스테이킹, 온체인 유동성 공급 등을 활용하는 자산운용형 모델로 분화하고 있다.
국내 DAT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시장이 성숙할수록 기업 간 경쟁은 보유량 확대를 넘어 운용 역량과 지속 가능성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비트플래닛처럼 기존 사업과 DAT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기업은 채굴·AI 인프라·결제 플랫폼 사업이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파라택시스코리아처럼 운용 고도화를 내세운 기업은 수익률 제고와 자본시장 활용 역량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홍진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정책 명확화와 기관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 디지털 자산은 단순 투자자산을 넘어 금융 인프라 자산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며 “DAT 기업 역시 단순 보유 회사를 넘어 상장형 디지털 자산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