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보다 멸실 먼저”⋯서울 집값 자극하는 전세난·입주 절벽 [다시 움직이는 집값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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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매물 29% 급감⋯실거주 영향 등
정비사업 철거 22만가구·신축 9만가구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전세를 구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입주 물량 감소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매매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공급 부족 체감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26%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3.47%로 지난해 같은 기간(0.59%)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다. 특히 성북구 전셋값은 올해 누적 5.6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노원구 5.18%, 광진구 5.06%, 서초구 4.28%, 강북구 4.09% 등이다.

현장에서는 전세 물량 부족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와 재계약 증가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매물이 줄어든 데다 금리 부담 영향으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지역에서는 호가 상승세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21일 기준 2만4290건에서 이날 기준 1만7281건으로 28.9% 감소했다.

전세 수요 우위 흐름도 뚜렷하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4월 서울 주택 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9.4로 전월(115.2)보다 4.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전세대란’이라 불린 2021년 9월(121.4)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기도는 115.1로 두 달 연속 상승했으며 인천 역시 111.4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은 단순한 임대차 시장 불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를 키운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의 매수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집주인 역시 호가를 낮출 유인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주택시장은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급 부족 우려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임대를 제외한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349가구로 1999년 관련 집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7년~2029년 서울 연평균 입주 물량도 1만322가구로 직전 3년 평균(2만502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정비사업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멸실 문제 역시 변수다. 최재란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2.0 추진 과정에서 2026년~2031년 철거되는 기존 주택이 22만1000가구에 달하는 반면 같은 기간 완공되는 신축 주택은 최대 9만5000가구 수준에 그쳐 약 12만6000가구 순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공급 공백 우려의 배경에는 정비사업의 시간 차가 자리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철거와 이주가 먼저 진행되고 실제 신축 입주는 수년 뒤에 이뤄지는 구조다. 공급 확대 정책이 추진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신규 공급 효과보다 기존 주택 멸실과 이주 수요 증가 영향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실거주 의무와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영향으로 전세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도시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는 늘고 있다”며 “전셋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은 단기간 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실제 시장에 공급이 체감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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