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당 정치가 공고한 한국에서 한쪽이 당장 사라지는 일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덩치가 큰 정당이라도 공천 여파를 피할 수는 없다. 한명의 후보로 당이 단합되지 않으면 표심이 분산될 수 있어서다. 최근 ‘텃밭’ 호남에서 애를 먹는 더불어민주당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연일 친정인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이원택 후보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다. 전북지사 경선에 반발하며 12일간 단식한 안호영 의원은 호남 선거 지원에 함께하면서도 “당이 도민 비판 듣고 고쳐야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공천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누군가는 공천에 불복할 수도 있다. 결과 자체로만 놓고 봤을 때 ‘100점 만점’을 받기가 애초에 힘든 영역이다. 이런 한계에도 샤츠슈나이더는 단언한다. “정당이라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공천된 후보에게 어떻게든 당 역량을 집중해 표를 결집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전제 아래 선거를 총괄하는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더 명확해진다. 당원과 시민들이 공천 결과를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북지사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작업을 충실히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무소속 출마한 김 지사는 대리비 지급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됐지만 식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진 이 후보는 당 윤리감찰에서 ‘혐의없음’ 판단을 받고 후보로 선출됐다. 호남을 중심으로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커졌지만 지도부는 두 사람이 다른 처분을 받게 된 데 대한 추가 설명보다 ‘당정 간 협의를 통한 지역 발전’을 내세우는 우회로를 택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 후보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하던 안 의원이 병원으로 이송된 후에야 병문안을 갔고, 재감찰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차례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천’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은 이런 정 대표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요동치는 판세 속 어떻게 공천 잡음을 딛고 선거에서 승리할지, 민주당 지도부 리더십은 이미 시험대에 올라 있다.




